"새정부에선 자유로운 창작활동 전념할 수 있기를…"

먼저 18대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저는 미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대선과정에서부터 섭섭한 점이 있었습니다. 유독 이번 대선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담론이 철저하게 배제됐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미술문화 행사가 있습니다. 국립 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각 지역 공립 미술관, 해마다 열리는 비엔날레 등 수많은 행사가 매년 치러지고 있습니다. 외국의 유명작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들이 과연 우리 국민들의 예술문화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을까요.
저는 미술가 개인의 발전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수의 수집가들이 미술시장에 영향력을 휘두르는 기형적인 구조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민들 스스로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교육환경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입시경쟁에 치우친 나머지 중고등학교에서 퇴출된 우리의 음악 미술 교육환경을 지켜보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예술이란 서로가 감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환경에서 피어납니다. 어렸을 때부터 내 친구의 작품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시민들이 스스로 예술가의 작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전문가의 난해한 설명에 기댈 때 예술은 서로간 소통이 아닌 누군가의 독점이 돼버립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문화예술 기관들도 권위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국민들의 문화예술 향유와 발전에 보탬이 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당선되신 대통령께서 매주 수요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원한을 품고 수십 년간 명예회복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들의 억울함도 반드시 풀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동안 예술가들의 몸과 마음도 많이 지쳤습니다. 예술인들은 자유로운 창작행위에 대해서 벌금을 물기도 했고 지나친 법집행에 아파하기도 했습니다. 새 정부에선 예술인들이 주변의 지친 이웃들을 보듬어주는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