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태 1주일 '의혹·풍문뿐', 해법 안보여

동양사태 1주일 '의혹·풍문뿐', 해법 안보여

오상헌, 박준식 기자
2013.10.06 17:51

오너 일가 도덕성 논란 등 파문 확산..."오너 일가 진정성 있게 해결 나서야"

동양그룹 법정관리 사태가 7일로 1주일을 맞았다. 잠잠해지기는커녕 후폭풍은 갈수록 일파만파다. 온갖 의문과 의혹, 소문과 풍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동양그룹은 재계 순위 38위로, 앞서 구조조정에 들어간 STX그룹(13위)에 비해 덩치가 작다. 그런데도 STX 사태 이상의 파장을 낳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양이 소수의 채권 금융회사 대신 5만 여명 개인투자자의 쌈짓돈으로 연명하다 탈이 난 사례여서 '시스템 리스크'는 작지만 민감도가 크고 해법도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미스터리'= 꼬리를 무는 의혹의 핵심 뿌리는동양시멘트(17,350원 ▲2,080 +13.62%)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이유다. 동양시멘트가 갑작스레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투자자 피해가 더 커졌고 오너 일가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다.

동양증권(5,190원 ▼200 -3.71%)임직원들은 그룹 수뇌부의 '철저한' 전략적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한다. 동양시멘트는 채권단 자율협약만으로도 회생이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그럼에도 오너 일가가 법정관리의 기존관리인유지(DIP) 제도를 악용해 그룹 경영권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꼼수'를 부렸다는 것이다.

현 회장은 "경영권 유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개인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동양그룹이 갚아야 하는 CP(기업어음) 규모(잔액 기준 1조1299억 원)는 우량 보유자산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공개석상 언급이 아니라 출입기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한 해명으로,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너가 '수상한' 행태= 오너 일가와 경영진의 수상한 행보도 논란거리다. 잇속 챙기기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데 사실로 확인될 경우 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그 중심에는 현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이 있다. 이 부회장은 법정관리 신청 전인 지난 달 29일 동양증권 개인 계좌에서 6억 원을 인출했고, 지난 1일에는 동양증권 본사를 직접 찾아 개인 대여금고에서 물건을 큰 가방 3~4개에 싣고 갔다고 회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일각에선 가방에 든 물건이 금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부회장의 '출국설'도 나돌고 있다. 거액의 개인재산을 갖고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문이다. 동양그룹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측은 온갖 의혹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이관영 동양매직서비스 대표는동양(966원 ▼19 -1.93%)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인 지난 달 27일 이 회사 주식 2만 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4일 장 마감후 공시했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부당하게 회피했다는 의혹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김철씨 베일 벗을까= 동양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철동양네트웍스대표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동양그룹 내부에선 "법정관리까지 오게 된 과정에서 오너 일가 주변에서 호가호위한 김 대표의 책임이 크다"며 성토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1975년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다닌 정도만 알려져 있다. 2010년 이 부회장이 만든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 미러스의 대표를 맡으며 동양에 영입됐다. 지금은 현 회장 장남인 현승담씨와 함께 동양네트웍스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동양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구조조정과 미래사업 등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 모두 관여한 것으로 안다"며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승담씨 편에 서서 큰 역할을 해왔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동양시멘트가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데 김 대표가 개입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직원들도 반기, 동양 '사면초가'= 동양 사태는 정치·사회적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4일 현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이승국 전 동양증권 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당장 동양시멘트 등 계열사 법정관리 개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수만 명의 개인투자자들은 '사기성 CP 판매'를 이유로 집단소송에 나설 기세다. 계열사인 동양증권 직원들은 그룹 수뇌부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주 현 회장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도 동양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회장이 지난 3일 e메일을 통해 법정관리 신청의 불가피성을 밝힌 후 오히려 의혹과 파문이 더 확대되고 있다"이라며 "결국 오너 일가가 진정성 있는 자세로 사태 해결에 나서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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