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롯데제과 지분 경쟁 벌어질까
롯데그룹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계열사간 순환출자 고리가 복잡한데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요 계열사 보유 지분도 비슷해 경영권 승계 과정이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까지 장악하며 승기를 잡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측의 반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쇼핑이 지배구조 핵심주..지분 경쟁 벌어지나=신동빈 회장이 형의 반란을 진압한 다음날인 29일롯데쇼핑(111,300원 ▼2,300 -2.02%)은 전일대비 6.55% 급등한 24만4000원으로 마감했다.롯데제과(37,200원 ▼1,400 -3.63%)도 4.65% 올라 19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급등은 롯데그룹 형제간에 지분 확보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국내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있는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 차이가 거의 없어 향후 지분 경쟁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롯데쇼핑의 지주회사 전환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사실상 국내 롯데그룹 지주사인 호텔롯데가 롯데쇼핑을 지배하고 롯데쇼핑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방식의 개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동빈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13.46%로 신동주 전 부회장(13.45%)보다 단 0.1%포인트 높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0.93%,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0.74%를 갖고 있다. 롯데제과도 신동빈 회장이 5.3%를 보유하고 있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3.95%를 갖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제과 지분을 매수해왔다.
하지만 롯데그룹 전체에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의 지배력은 크지 않아 지분 경쟁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경영권 장악의 핵심이 광윤사,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의 비상장 롯데그룹 계열사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신 총괄회장-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내에서 일본의 비상장 롯데 계열사나 호텔롯데와 달리 지배권 연결고리가 강하지 않은 계열사(롯데쇼핑, 롯데제과)에 대해 투자자들이 과도한 기대감을 갖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도 "롯데그룹에서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다만 "장남과 차남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에 상장돼 있는 롯데 계열사의 경우 신영자 이사장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어 언제든 지분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계열사 지분을 많이 보유한 롯데제과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제과는 롯데쇼핑 7.86%, 롯데칠성음료 19.3% 등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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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복잡한 순환출자 그룹..지배구조 개편은 언제쯤?=공정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고리가 416개에 달해 국내에서 가장 지배구조가 복잡한 그룹이다.
일본 광윤사가 일본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있고 일본 롯데홀딩스와 주식회사L 등이 호텔롯데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어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호텔롯데 아래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을 중심으로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가 이어져 있다. 이에 따라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대대적인 지분 정리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증권가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서는 국내 계열사들의 순환출자 해소보다 광윤사, 일본 롯데홀딩스 등 지분구조가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을 우선적으로 정리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광윤사, 일본 롯데홀딩스 및 일본주식회사L제1~12 등으로 표기된 비상장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 구조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첫 번째 관문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주주총회가 개최되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측과의 표 대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주주총회 등을 통해 일본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구조가 명확히 정리되면 국내 계열사들의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전환 등의 과정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일본 계열사의 지분 확보 여부가 지배권 결정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 과정을 거친 후 롯데쇼핑의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