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논란]박길우 파티게임즈 대표, 재감사 맡았던 회계법인 상대로 소송 준비 중
"회계사들이 제대로만 했다면 수십억원의 감사비용을 냈어도 억울할 것은 없어요. 더구나 회사의 명운이 걸린 재감사 아닙니까. 피감회사 사무실에 와서 인터넷 쇼핑과 게임까지 하는 회계사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박길우 파티게임즈 대표(사진)는 재감사를 맡았던 모 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파티게임즈는 지난 3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이뤄진 재감사에서도 감사의견은 바뀌지 않았다. 상장폐지 직전까지 몰린 파티게임즈는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이 받아들여져 거래정지 상태에서 시간을 벌게 됐다.
박 대표는 "회계법인이 의결거절을 내는 과정에서 회사의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실한 감사를 하면서도 이 회계법인이 자신들을 통해서만 재감사를 받아야 하는 파티게임즈의 궁박한 상황을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파티게임즈가 재감사에 지불한 금액은 27억원이다. 박 대표는 "현대자동차나 포스코의 감사비용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회계법인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도 무성의한 결과를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복수의 회계법인 중에서 재감사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초 열린 국정감사에서 "(기존 감사인에게) 독점권을 줘서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대답, 실태 조사와 개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기업들은 회계법인의 힘이 지나치게 세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때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엠벤처투자도 회계법인과 갈등을 겪었다. 엠벤처투자가 투자한 회사들의 지분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며 회계법인이 감사의견 '거절'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결국 엠벤처투자는 투자자산 가치를 장부가의 절반으로 깎고 나서야 감사의견을 받을 수 있었다. 엠벤처투자 관계자는 "일부 투자금은 벤처기업에 투자한 지 10개월 만에 가치가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라며 "가치평가가 어려운 기업에 대한 투자가 사실상 어려워져 벤처투자의 본질이 흐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