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검은 10월' 中보다 더 떨어진 韓…"셀코리아" 부른 배당

[MT리포트]'검은 10월' 中보다 더 떨어진 韓…"셀코리아" 부른 배당

송지유, 김소연 기자
2018.11.12 04:00

[코리아 디스카운트 부른 짠물배당]①흔들리는 증시, 'G20 배당꼴찌' 한국부터 팔았다

[편집자주] 고래 싸움에 힘없는 새우는 등이 터진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G2(미·중)의 무역전쟁이 심화되자 체력 약한 한국 증시는 속절 없이 무너졌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글로벌 투자자들은 '세계 최하위 배당국' 한국부터 팔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부른 한국 짠물배당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처참하다 못해 무서웠다", "여름철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처럼 무기력했다", "눈 뜨고 코 베었다", "오를 땐 패싱, 떨어질 땐 1순위", "과도한 저평가 억울하다"….

지난 10월 한국 증시가 처참히 무너진 후 여의도 증권가에선 자조적인 분석과 억울한 심경을 드러낸 반응이 쏟아졌다. 세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미국도, 중국도 아닌 한국의 낙폭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 등이 급락을 불렀는데 정작 '최대 폭락'이라는 유탄이 한국에 떨어지자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원인 중 세계 최하위 수준의 낮은 배당성향이 한국 증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 근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변동성 장세에서 한국 증시가 신흥국보다 취약했던 것은 인색한 배당 때문"이라며 "주식은 매매차익이나 배당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상품인 만큼 배당은 매우 중요한 투자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배당금 총액이 과거보다 증가하는 추세지만 평균 배당성향이 아직 20%에도 못 미친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하는 종목은 높은 배당수익이 안정적으로 나온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끝나지 않은 '검은 10월' 악몽…중국·터키보다 더 빠졌다=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검은 10월’로 기록된 지난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13.4% 급락했다. 지수가 급기야 2000선까지 붕괴되는 악몽을 경험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이 260조원 넘게 증발했다. 11월 들어 2080선까지 회복됐지만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주가 급락을 부추긴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무서운 매도였다. 외국인은 10월에만 한국 주식 4조6000억원(코스피 4조원·코스닥 6000억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세계도 놀랐다. 한국 증시 하락률이 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컸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월에 미국과 중국 증시는 각각 6.9%, 8.3% 하락했다. 일본(-9.4%)·대만(-10.1%) 등 아시아국과 재정 상태가 심각한 터키(-9.8%)·아르헨티나(-11.9%) 등 신흥국 증시도 낙폭이 컸지만 한국 하락률에는 못 미쳤다. 영국(-5.1%), 호주(-6.1%), 독일(-6.5%) 등은 한국 증시 하락 폭의 절반에 불과했다.

◇'배당꼴찌' 한국, 매도 1순위…투자 매력 키워야=한국 증시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 배경에는 수십년간 바뀌지 않은 기업들의 '짠물배당'이 있다. 최근 배당을 늘리는 추세지만 'G20 꼴찌 배당국'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하다.

당기순이익 중 주주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배당금 총액 비율인 배당성향이 낮으니 배당수익률도 낮을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상장사 배당성향은 17.53%로 G20 국가 중 가장 낮았다. 미국(35.53%), 중국(31.4%), 일본(29.76%)은 물론 인도네시아(41.54%), 브라질(43.44%), 터키(32.28%)도 한국보다 배당성향이 높다. 호주(66.56%)와 영국(56.87%), 이탈리아(53.9%) 등은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 배당으로 내놓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줄곧 1%대였던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올해(11월7일 현재) 2.47%로 14년 만에 2%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기업의 배당 기조 변화보다는 주가 급락에 따른 것으로 그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다.

호주는 최근 3년간( 2015~2017년) 평균 5.72%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1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면 연간 57만2000원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배당성향을 획기적으로 높인 대만의 배당수익률은 4%대,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은 3%대, 미국·독일·일본·중국 등은 2%대다.

구용욱 미래에셋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순이익의 30%는 성장을 위한 유보금으로, 30%는 재투자금으로, 30%는 주주배당으로 돌려준다는 경제원리만 적용해봐도 18%에 못 미치는 한국의 배당성향이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증시가 동시에 급락할때 어느 한쪽을 처분해야 한다면 한국과 호주 주식 중 어떤 것을 팔겠냐"며 "한국 증시가 이유도 없이 급락해 억울하다는 주장은 넌센스"라며 "회사를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너들의 인식 전환, 기업의 적극적인 배당을 유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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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국내외 벤처투자 업계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간, 한 뼘 더 깊은 소식으로 독자 여러분과 만나겠습니다.

김소연 기자

증권부 김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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