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100,000원 ▲500 +0.5%)이 동남아시장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오픈마켓 '11번가'의 인도네시아 수출은 성공사례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이 인도네시아에 처음 관심을 보인 2007년만 해도 '11번가' 수출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더운 날씨 탓에 외부 여가활동이 어렵고 이슬람문화 특성상 술·담배가 제한돼 있는 인도네시아. 그래서 이 나라 사람들은 음악을 좋아한다. 이에 착안해 SK텔레콤은 '멜론'을 들고 인도네시아 최대 통신사인 텔콤을 찾아갔다. 오랜 설득 끝에 마침내 인도네시아에 '멜론인도네시아'를 설립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뜻밖에도 텔콤은 SK텔레콤에 '오픈마켓' 설립을 제안해왔다. 알고보니 텔콤은 오랫동안 오픈마켓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기회를 모색했던 것이다. 사업파트너를 찾기 위해 일본의 최대 오픈마켓인 라쿠텐과도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원하는 사업방식이 아니어서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SK텔레콤과 사업협의를 하면서 '11번가'를 알게 됐고 이때부터 텔콤은 SK텔레콤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SK텔레콤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터. 2008년 2월부터 '11번가'를 론칭한 이후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며 성공한 사업 아닌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만난 인드라 오토요 텔콤 최고정보경영자(CIO)는 두 회사의 협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SK텔레콤이 사업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숨김없이 많은 내용을 공개했고, 그 덕분에 '11번가' 서비스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11번가'를 만난 것은 운명이다"라고.
종종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이 실패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대부분 현지화에 실패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국내에서 성공했다고 무턱대고 해외에 진출했다가 현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낭패를 보는 것이다.
이에 비해 SK텔레콤 '11번가'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상대가 원하는 사업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해외진출의 모범사례로 꼽을 만하다. 사업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줘야 성공한다. 해외사업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인도네시아판 '11번가'에 대한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