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승부수 먹혔다…워크아웃 졸업 '순항'

박병엽 승부수 먹혔다…워크아웃 졸업 '순항'

조성훈 기자, 이학렬
2011.12.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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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대출 전환 합의…비협약채권 자체 상환…내부자금 대량 유출땐 경쟁력 악화 우려

↑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팬택 R&D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말을 끝으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동훈 기자
↑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팬택 R&D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말을 끝으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동훈 기자

연말로 예정된 팬택의 기업경영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이 순풍을 탔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사임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뒤 하루만에 11개 채권단은 기존 채권을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나머지 2300억원의 비협약채권은 팬택이 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ABCP는 만기가 짧아 팬택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내부 자금이 많이 쓰이면 연구개발(R&D)에 쓸 돈이 없어져 장기적으로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7일 금융권과 팬택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비롯한 11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팬택 채권단은 2138억원의 협약채권을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신디케이트론이란 여러 은행이 차입자에게 같은 조건으로 빌려주는 대출이다.

협약채권을 만기 연장하지 않고 다른 대출로 바꿨기 때문에 팬택은 4년8개월만에 워크아웃에서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올해말 만기가 돌아오는 비협약채권 2300억원은 상환이 불가피하다. 팬택은 매출채권 등 내부 여력을 담보로 ABCP를 발행해 2300억원을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분기말 팬택의 매출채권은 7638억원에 달한다. 230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지난 6월에는 5년여만에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아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돼 있다.

하지만 ABCP는 만기가 긴 대출보다 금리가 낮지만 만기가 3개월로 짧다. 3개월마다 차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만기연장을 해야 한다. 만기연장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다.

신용보강도 필수다. 'BB+' 신용등급을 받았지만 팬택은 워크아웃 상태이기 때문에 ABCP 투자자를 찾기 위해서는 금융권의 신용보강이 필수다. 일부에서는 박 부회장이 승부수를 던진 것에는 채권단의 신용보강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팬택이 과거에도 비슷한 구조로 채권을 발행한 적이 있기 때문에 채권발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워크아웃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자 모집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BCP 발행이 예상보다 적거나 향후 상환 압박이 가해질 경우 내부 자금으로 상환해야 한다. 부품구매 등 운영자금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R&D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장기적인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6일 사임카드를 통해 채권단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박부회장의 승부수가 일단 통했지만 아직 과제가 남은 셈이다.

팬택 관계자는 "아직 채권단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는 않았다"면서 "비협약채권 중 일부는 만기가 연장될 것이며 워크아웃 졸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박부회장 복귀를 공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박부회장 사임발표로 충격을 받은 조직도 안정을 되찾는 것으로 보인다. 박부회장은 연말까지 근무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퇴철회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관련 팬택 고위 관계자는 "뚝심있는 박부회장 성격상 쉽지는 않겠지만 채권단이 빠르게 화답해 준만큼 일단 분위기는 조성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박부회장이 분신이자 일평생을 바친 팬택을 버리기 어려운 만큼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함해 어떠한 형태로든 경영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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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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