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 초대석]식약처 유리천장 깬 김승희 처장은 누구?

'식약청 첫 여성 국장(2009년)', '식약청 첫 여성 차장(2011년)', '식약처(승격이후) 첫 여성 처장(2015년)'.
지난 4월 2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임명된 김승희 처장은 1988년 공직에 첫발을 디딘 이후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식약처의 '첫 여성' 타이틀을 두루 거머쥐고 있다. 그래서 그는 식약처의 유리천장(여성 인력 승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을 깬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김 처장이 미국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온 1980년대 후반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어려웠을 때였다. 특히 식약청은 가장 보수적인 부처 중 하나여서 그가 국립보건안전연구원에 연구원으로 들어갔을 때 여자 선배가 한 명도 없었다. 맨 앞에 서서 일하다 보니 '첫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는 것이 김 처장의 생각이다.
김 처장은 "가족도 뒤로하고 박봉을 받으면서 공무원으로 일하는데 적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싶어 박사 학위까지 받았는데 대충 일하는 것이 성에 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어 욕심을 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남이 안하는 걸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다보니 진급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00년 초 과장 시절 유전자치료제 임상시험 지침을 처음으로 만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러 국제회의를 쫓아다니면서 새로운 제도의 틀을 만들었다. 2010년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때는 직원들과 밤을 새워 가며 일을 했고, 예방백신이 빠르게 공급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김 처장은 관리나 감독이 주업무인 부서에서는 거의 일을 하지 않았다. 김 처장은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며 "모든 것이 갖춰져 상황에서 단순반복하는 일을 맡았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처장은 먼저 걸음을 걷는 사람의 부담을 느끼고는 있다. 힘이 들때면 '눈덮인 길을 걸을 때는 어지러운 걸음을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될지니'라는 말을 떠올린다. 김 처장은 "여자 후배들에게 본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이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면서도 "그 부담감은 제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했고, 매 순간의 결정에 최선을 다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대로 김 처장은 업무 장악력과 친화력이 뛰어나 여성 후배들이 닮고 싶은 선배로 첫손에 꼽힌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전체 공무원의 절반을 여성공무원이 차지하고 있다. 김 처장은 자신의 발걸음을 좇아오는 여성 후배 공무원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 처장은 "여성 공무원들이 가진 꼼꼼함과 섬세함은 정부의 정책 수립과 집행에서 강점이 될 수 있고 공감능력은 원활한 소통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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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1954년 서울생 △경기여고, 서울대 약학과, 서울대 대학원 약학과(약리학) 석사, 미국 노틀댐대 화학(생화학) 박사 △국립독성연구원 생화학약리과장 △식품의약품안전청 생물의약품국장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식품의약품안전청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