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환자로 판별되기 위한 수면다원검사 비급여 항목 분류 OECD 가입국 중 유일
얼마 전 수면 중에 호흡이 멎어 잠이 깨는 경험을 했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면서 '사람이 자다가 죽는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언젠가부터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아 수면무호흡증 자가진단을 해봤다. 11개 항목 중 3개 이상에 해당하면 수면무호흡증 가능성이 높고, 8개 이상에 해당하면 중증 이상이라는데 기자의 경우 7개 항목이 해당됐다.
가까스로 중증은 비켜갔지만 자기 전에 녹음기를 켜두고 잠을 자봤다. 잠자는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해보니 듣기 거북한 코골이가 5분만에 시작됐다. 이어 빈번하게 숨을 헐떡이는 소리가 들렸다. 누가 봐도 수면무호흡증 환자로 볼 만 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게 아니어서 수면무호흡증 환자인지 아닌지 판별하려면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했다. 우선 비용이 궁금했다. 직접 검사를 해본 지인들은 검사에만 80만~100만원이 든다고 했다. 모두 국민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다.
문제는 병원에서 공식적으로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아야 양압기 같은 치료기 구입 시 실비처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압기 가격은 보통 180만~250만원에 달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코골이 수술까지 하려면 수백만원이 더 들어간다.
코골이 수술이나 수면무호흡증 치료는 급여항목이긴 하다. 하지만 이 역시 병원에서 사전에 수면다원검사 진단을 받아야 한다. 결국 치료를 받기 위해선 값비싼 비급여 검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수면학회를 비롯해 의사들까지 수면다원검사를 급여 항목으로 지정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실제 급여항목으로 지정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잠 좀 못 잤다고 건강에 큰 이상이 있는 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이유진 교수팀에 따르면 심한 수면 무호흡증(925명) 환자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수면 장애가 없는 환자보다 17.2배나 높다.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면다원검사 부담이 좀 더 저렴해져야 하는 이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수면다원검사가 비급여 항목인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경제적 부담으로 수면질환 관련 진단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환자들이 늘어나선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