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원 환자가 전주 의원으로…비대면 진료만 87%, "지침 어겼다"

[단독]수원 환자가 전주 의원으로…비대면 진료만 87%, "지침 어겼다"

박미주 기자
2025.09.18 16:32

비대면 진료 상위 청구기관, 비대면 진료 비중 최대 87%에 달해…자기 지역 환자는 2~3%에 불과
대면 진료 원칙, 비대면 비중 30% 초과 금지 기준 어긴 셈
비대면 진료 단발성 처방 남용, 진료 연속성도 떨어져…"관리 강화 필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청구건수 상위 10개 의원 현황/그래픽=이지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청구건수 상위 10개 의원 현황/그래픽=이지혜

비대면 진료 청구 상위 의원의 비대면 진료 비중이 최대 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구 상위 10개 의원만 보면 진료의 절반가량이 비대면 진료였다. 이는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정하고 비대면 진료 비중이 전체 진료의 30%를 넘지 않도록 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지침을 위반한 셈이다. 또 비대면 진료 상위 의원들의 비대면으로 자기 지역 환자를 진료한 비율은 대부분 2~3%에 불과했다. 비대면 환자들의 해당 의원 진료 건수는 2건이 채 안 돼 일회성 진료에 그쳤다.

18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확보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관리료 청구 상위 의원 30개 현황'을 보면 2024년 1~12월 진료분 기준 청구 상위 의원의 비대면 진료 비중이 전체 진료 대비 최대 87%로 높았다. 서울 강남구 의원은 87%, 전북 전주시 의원은 73%, 충남 천안시 산부인과 의원은 77%에 달했다. 청구 상위 10개 의원의 비대면 진료 청구 건수는 16만5409건으로 전체 진료 건수 32만8355건 대비 50%였다.

정부가 비대면 시범사업을 시행하면서 '비대면 진료 전담 기관 운영'을 금지하도록 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시행하면서 지난해 4월 관련 지침을 내놨다. 여기서 복지부는 대면 진료가 원칙이라며 '해당 의료기관 내 진료건수 중 월 비대면 진료 건수의 비율이 3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보건의료 위기 상황에는 제외된다고 했다.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사태로 현재 보건의료위기단계가 '심각' 단계인 상태라 현재는 30% 비율 조항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의원이 원칙을 어기고 비대면 진료만 해도 정부가 이를 제한할 수단이 사실상 없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 청구 상위 의원들은 비대면으로 97~98%가량 다른 지역에 있는 환자를 진료했다. 자기 지역에 있는 환자의 비대면 진료 비중은 2~3%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비대면 진료를 가장 많이 청구한 전주의 의원은 자기 지역 환자 비대면 진료 비중이 2%에 불과했다. 비대면 진료 환자의 거주 1위 지역은 경기도 수원시였다. 두 번째로 비대면 진료가 많은 경북 경산시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경산 지역 환자(345명)를 가장 많이 봤지만 두 번째로 많이 본 환자의 지역은 경기 고양시(328명)였다. 자기 지역 비대면 환자 비중은 역시 2%에 그쳤다.

비대면 진료 청구 상위 10개 기관의 비대면 환자당 진료건수는 1.2~1.4건이었다. 대부분 한 번만 진료하고 꾸준히 진료를 이어가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나마 세종시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비대면의 자기지역 환자 비중이 87%로 높고, 비대면 환자당 진료건수도 2.2건으로 높았다.

김윤 의원은 "플랫폼을 통한 전국구 환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남용하는 의원은 진료라기보다 '단발성 처방전 발행'에 가까운 행위를 하고 있다"며 "환자를 꾸준히 진료하는 진료의 연속성도 확보되지 않아 환자 건강 관리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한의 공적 관리와 인증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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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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