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3일)을 하루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의 긴장감이 극에 달할 때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긴장감으로 인해 그동안 유지해 온 컨디션이 망가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수능 당일 컨디션 난조와 몸이 아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수능 직전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현직 의대 교수들의 도움말로 수능 전날과 당일 아침 건강관리 수칙을 알아본다.

수능 전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수능 당일, 두통이 생기거나 집중력·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다. 수능 전날 책을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평소보다 늦게 자는 건 피해야 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시간과 수면패턴을 수능 하루 전날 갑자기 바꾸는 건 다음 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며 "평상시와 똑같이 유지하는 게 수능 당일엔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잠들기 30분 전엔 스마트폰을 내려놔야 한다. 정석훈 교수는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스마트폰을 켜 흥미롭거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보는 행위는 뇌를 더 활성화해 숙면을 방해한다"며 "오늘 밤 잠이 오지 않으면 잠깐 침실 밖으로 나와 좀 거닐거나 산책하다가 다시 잠을 청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잠자리에 들기 한 시간 전쯤 따뜻한 물로 샤워하면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 이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수능에 대한 불안감으로 근육이 긴장돼 몸에 힘이 들어간 상태가 이어지면 잠들기 어려워진다"며 "시험 전날 밤까지 공부할 것을 붙들다간 각성 상태가 유지돼 잠들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럴 땐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복식호흡 등으로 몸에 긴장을 풀어주는 게 도움이 된다. 간혹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수험생도 있는데, 평소에 먹어본 적이 없었다면 오히려 다음날 졸음·무기력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수능 전날 오후에 졸린다고 해서 커피·에너지음료처럼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마시는 건 자제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졸음을 물리치는 데는 도움 되지만, 밤에 잠드는 시간을 늦출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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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해져 잠들지 않을 때 '잠이 계속 안 온다'며 걱정하면 뇌가 더 각성해 잠을 더 내쫓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럴 때 잠시 나와 앉았다가 쉬고, 다시 한번 자러 들어가고, 그래도 잠이 오지 않으면 또 한 번 일어나 나와 앉았다가 다시 침실로 들어가 잠을 청하는 게 권장된다.

수능 전날, 음식은 가급적 가볍게 먹고 평소 소화가 잘된 메뉴를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박경희 교수는 "시험 전날 극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로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싶어 할 수 있지만 소화기관이 약한 수험생에게는 자칫 치명적일 수 있다"며 "간혹 시험 전날 보신용 음식을 일부러 먹는 수험생도 있는데, 이는 위·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수능 전날 야식은 피해야 한다. 특히 수능 응원용으로 받은 엿·초콜릿·음료 등을 평소보다 많이 먹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평소에 보약·안정제 등을 먹어보지 않았다면 수능 전날 이런 약을 새롭게 먹는 건 자제해야 한다. 자칫 몸의 균형을 망가뜨려 해가 될 수 있어서다. 박경희 교수는 "수능 전날이라고 해서 평소 식사와 다른 특별한 음식을 먹을 필요는 없다. 늘 먹던 익숙한 음식을 먹고 생활 패턴의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능 전날 부모는 자녀에게 어떻게 대하는 게 좋을까. 한창수 고려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간혹 수능을 하루 앞둔 날, 자녀를 앉혀놓고 '나 너 때문에 그동안 긴장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부모들이 있다"며 "이런 언행은 다음날 수능 치를 자녀에게 더 많은 긴장감만 안겨주므로 자녀한테는 부모가 편안한 모습을 보이거나, 편안한 듯 연기하는 게 차라리 도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능 당일엔 시험시간 2시간 전에는 일어나도록 한다. 잠에서 깬 뒤 2시 정도 지나야 두뇌가 원활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는 평상시에 먹던 메뉴로 간단히 한다. 박경희 교수는 "뇌 활동이 활성화하려면 영양분이 필요하므로 아침에 양을 적게라도 식사하고, 불안감·긴장감을 완화하고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바나나·귤·초콜릿 같은 간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 된다"고 설명했다.
수능 당일 점심 도시락 메뉴도 마찬가지다. 평소 소화에 문제가 없던 메뉴로 구성하되 김밥·빵·햄버거 같은 인스턴트식품, 우유 등 유제품은 피하는 게 좋다. 박 교수는 "인스턴트 식품 속 인공 첨가물은 뇌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유제품은 자칫 과민성 장 증후군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훈기 교수는 "탄수화물이 많은 밀가루 음식보다는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게 집중력·체력에는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방광을 자극하는 커피 등 카페인 음료도 피하는 게 좋다. 소변을 마렵게 해 시험 문제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어서다. 체온 유지와 활동성을 고려해 옷은 여러 겹 겹쳐 입는다. 너무 춥거나 더우면 집중력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에 시험장 실내 온도에 맞춰 수험생이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도록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게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