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BAL0891'로 SITC·EHA 첫 입성…글로벌 무대 존재감 과시

신라젠, 'BAL0891'로 SITC·EHA 첫 입성…글로벌 무대 존재감 과시

정기종 기자
2025.12.01 09:39

내년 BAL0891 임상 1상 결과 도출 예정…기술이전 가능성 제고

한승훈 카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서울성모병원 임상약리학 과장)가 지난달 SITC에서 BAL0891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한승훈 카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서울성모병원 임상약리학 과장)가 지난달 SITC에서 BAL0891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신라젠(3,800원 ▼195 -4.88%)이 글로벌 항암 학계에서 잇따라 존재감을 확대하며 재도약 흐름을 굳히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단일 파이프라인에 의존하던 회사가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 파이프라인 'BAL0891'을 앞세워 시장 신뢰 회복 및 체질 개선을 순항 중이라는 점에 의미가 부여된다.

신라젠은 올해 들어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2025)와 유럽혈액학회(EHA 2025)에 연이어 초청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과 6월 각각 개최된 SITC와 EHA는 각각 면역항암제와 혈액암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전문 학회로, 명확한 적응증과 과학적 근거를 갖춘 파이프라인만이 초청받는 자리다.

신라젠은 지난달 SITC에서 인체 조직을 모사한 3차원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BAL0891의 면역 활성 기전과 병용 전략의 최적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약물 농도별 면역 활성 변화를 모델링해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최적화 전략'을 공개하며 관심을 모았다. 해당 연구는 동물실험 없이 오가노이드 데이터만으로 BAL0891 병용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승인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획득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회사는 올해 EHA에서도 BAL0891의 혈액암 적용 가능성을 공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발표는 재발성·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AML)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개요와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의 전임상 결과를 토대로 진행됐으며, 표준치료제인 '베네토클락스'(Venetoclax) 또는 '아자시타딘'(Azacitidine) 병용 시 세포 사멸 반응이 현저히 증가하고 체중 감소 없이 생존 기간이 연장되는 효과가 관찰됐다.

이 결과는 BAL0891이 고형암을 넘어 '범 암종'(target-agnostic) 치료제로 발전할 수 있는 임상적 확장성을 입증한 성과로 평가된다. 신라젠은 해당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AML 환자 대상 임상 확대 승인을 받았으며, MD앤더슨과 예일대학교 암센터 등 최상위 연구 기관들의 임상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번 임상은 1상 연구로서는 이례적으로 26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시험으로 진행되며, BAL0891의 단독 및 병용요법 평가와 혈액암 적응증 적용 가능성 탐색을 위해 4개의 하위시험으로 구성됐다. 임상 1상 단계부터 최대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 기술이전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라젠의 발 빠른 대응에 따라 내년에는 혈액암 연구를 제외한 3개 하위시험군의 결과가 도출될 예정이다.

신라젠은 이 같은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BAL0891을 회사의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앞세워 글로벌 기술이전(LO) 가속화 전략과 대규모 임상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앞서 회사는 원 개발사였던 네덜란드 크로스파이어(Crossfire)로부터 BAL0891 관련 특허 및 권리를 200만스위스프랑(약 35억원) 규모에 인수하면서, 과거 최대 1억7200만스위스프랑(약 3000억원)에 달했던 마일스톤 지급 의무를 모두 해소했다. 신라젠은 이를 통해 재무적 부담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고,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과 기술이전 전략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해놓은 상태다.

특히 파트너 선정 기준이 까다롭기로 알려진 비원메디슨이 자사의 면역관문억제제 티슬렐리주맙의 병용 파트너로 BAL0891을 선택했다는 점 역시 의미가 크다. 글로벌 확장 전략을 중시하는 기업이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과의 병용 연구에 나선 것인 만큼, 신라젠의 기술이전 전략에도 무게감을 더하는 대목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BAL0891의 임상 성과가 가시화되는 내년부터 회사의 재도약 원년으로 보고 있다"며 "두 핵심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임상적 성과와 기술적 완성도를 입증하게 되면, 신라젠은 단순한 항암 신약 개발 기업을 넘어 항암치료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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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바이오부 정기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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