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10일) 오후 5시 정부가 의사인력 양성규모를 발표하기로 예고하면서 의료계에 전운이 감돈다. 앞서 여섯 차례 회의에서도 의대증원분을 놓고 정부와 의사집단 간 의견이 불일치하면서 '제2의 의료대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는 이날 오후 7차 회의를 열고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정하기 위한 마지막 논의를 진행한다. 지난 6일 6차 회의에서 결론을 내려 했지만 의사집단과의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한 번 더 회의를 열게 됐다.
보정심은 교육 입시 일정을 고려해 이날 7차 회의에서 의대정원 규모를 결정하고 정부 브리핑을 통해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단, 회의에서 의견 대립이 팽팽할 경우를 대비해 '표결'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표결 가능성이 언급된 데 대해 의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표결로 결정할 거면 보정심을 운영해온 자체가 아무 의미 없다. 표결은 세(勢)가 비슷할 때 의미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표결할 이유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표결로 (의대증원분을) 결정한다면 민주주의로 포장된 다수의 폭력"이라고 덧붙였다.
보정심은 지난해 말부터 6차례 회의를 진행하면서 의사 수 추계 시나리오를 12개에서 3개까지 좁혔다. 이 과정에서 공급추계 1안과 2안 중 '1안'을 기준으로 의사 부족 규모를 산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르면 2037년 의사 부족 규모는 최소 4262명에서 최대 4800명이 되며, 향후 공공의대와 신설 의대분 600명을 제외하면 논의범위는 3662~4200명이 된다. 이를 5로 나누면 한 해에 732~840명을 증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보정심에 참여해온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공급추계 '2안'을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1안으로 할 경우 추계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이 같은 규모의 증원을 교육 현장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급추계 1안과 2안은 2025년 이후 신규 유입 인력과 향후 유출 인력 추계에서 차이를 보인다.

보정심이 공급추계 2안이 아닌 1안을 선택한 데 대해 김택우 의협회장은 "추계위 전문가들이 투표를 통해 '공급추계 2안'을 가장 많이 지지했음에도 비전문가가 포함된 보정심 TF회의로 2안을 배제하고 1안을 채택한 것에 항의한다"며 "TF 회의 당시 '공급추계 2안'을 설계·지지했던 추계위 위원 등은 배제된 채 논의가 진행된 건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도 기자에게 "교육 여건에 맞춘 숫자(의대정원)가 우리가 생각하는 숫자"라며 "지금 보정심의 추계(1안 반영 기준)는 부실한 추계이므로 우리는 인정하지 못한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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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이날 정부가 발표할 의대증원 규모에 따라 의정갈등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의협 등 의료계는 7차 보정심 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회원들 의견을 모아 향후 행동을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의료계는 보정심 결론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부실한 추계와 왜곡된 자료를 근거로 무책임한 결정을 강행한다면, 의협은 그에 상응하는 행동에 나설 것이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응답 전공의의 75%가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한 내부 조사 결과를 의협에 전하면서 의협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단, 10일 결정할 실제 의대증원 규모는 추계 범위보다 작아질 수 있다. 보정심은 의대 교육의 질 확보라는 심의기준과 실제 교육 여건, 의료현장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육 현장에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증원 상한을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증원 상한은 지역 필수의료 인력 양성에서 국립대학교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성과 소규모 의과대학의 적정 교육 인원 확보 필요성을 함께 고려해 차등 적용한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5시 '2027학년도 이후 의사인력 양성규모'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의대정원을 발표한다. 이후 의협은 김택우 의협 회장 주재로 6시 '대한의사협회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의대정원 발표 내용에 따른 대응방안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