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막아라" 대책 쏟아지는데…의사들은 반발, 왜?

"응급실 뺑뺑이 막아라" 대책 쏟아지는데…의사들은 반발, 왜?

홍효진 기자
2026.02.20 16:22

복지부, 25일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발표
국회서도 '이송체계 개편' 법안 연이어 발의
응급의학계 "환자만 막 데려다 놓겠단 것…실질적 대책 없어"

지난해 2월 25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2월 25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환자를 받을 응급실을 찾지 못해 맴도는 '응급실 뺑뺑이'(수용 불능) 현상을 막기 위해 정부·국회가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관련 시범사업을 예고한 가운데, 국회에서도 이송 체계 개편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 중이다. 다만 응급의학계에선 "환자 수용에만 매몰된 미봉책"이란 반발이 여전하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25일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한다. 환자 중증도에 따라 이송 결정 방식을 달리해 현장 혼선을 줄이자는 취지의 이 사업은 광주·전남·전북에서 이달 말부터 오는 5월까지 진행된다.

사업은 심정지·뇌출혈 등 중증 응급 환자는 복지부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가까운 병원 내 상황을 확인한 뒤 직접 이송 병원을 지정, 119구급대에 통보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상황실은 골든타임 초과 시 '환자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할 수 있고 지정 병원은 환자 수용·응급처치·타 병원 전원까지 책임져야 한다.

국회에서도 의사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관련 법안이 연이어 발의됐다. 가장 최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건 조사·분석위원회에서 주요 사망 사건을 조사하는 '심층 조사 특별법'과 응급환자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하되, 해당 병원 관련 재정 지원과 면책 특례를 강화하는 법안을 내놨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이송·전원 컨트롤타워'로 기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중앙응급의료센터가 모든 응급의료진에 대한 중증도 분류 교육을 통합 운영하고, 센터에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을 설치해 이송 병원 선정 지원 등 업무를 총괄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놨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급대원이 전화로 응급실 수용력을 확인하는 규정을 없애고, 수용 불가 시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알리는 '수용불가 사전고지 제도'를 도입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이 같은 대안에도 응급의학계에선 "미봉책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정부 시범사업에 대한 반발이 심하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본지에 "결국 병원에 (환자를)막 데려다 놓겠단 건데 그런 식으로 이송 시간이 단축된다고 응급실 뺑뺑이가 해소될 수 있겠느냐"며 "응급의학의사회는 사업 불참을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대책과 국회 법안은 (실질적 치료에 대한 고려 없이) 환자 '수용'에만 치중됐다"며 "사법적 부담 해소와 인프라 개선, 상급병원의 과밀화 조절 등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미국 등 해외에서 운영하는 '워킹그룹'(일정 규모의 응급의학과 의사들로 꾸려진 조직이 병원과 전속 계약 없이 유연근무제로 근무)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소방청 응급의료와 이송체계 개선 협력을 약속했지만 이후 진전된 바는 없는 상태다. 의협과 소방청은 지난해 12월 간담회에서 응급의학 학회 및 의사회, 복지부 간 논의 체계 중심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 관계자는 "다자간 거버넌스 구축에 대해 논의했지만 아직 진행되진 않았다"며 "응급의학회·의사회와 지속해서 내부 토론회를 진행했고 이르면 오는 3월 말, 4월 초엔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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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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