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좌석 제조사 고이토, 안전 검사 기록 조작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던 일본의 제조사들이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토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와 결함 은폐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항공기 좌석 제조업체가 안전 검사를 허위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최대 항공기 좌석 제조업체 고이토공업은 최근 생산 제품의 안전 검사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시인했다.
보잉과 에어버스 등 유력 항공기 제조사가 만든 1000대의 항공기에 부착된 약 15만개의 좌석이 안전검사를 허위로 통과했으며 무려 전세계 32개 항공사가 이 제품을 쓰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고이토의 내부고발자에 의해 드러났다. 고이토는 결국 일부 제품에 대한 안전 검사를 생략하거나 이전 검사에서 도출한 수치를 재활용했다고 시인했다. 심지어 경영진 스스로도 이같은 부정이 여러 부서에 걸쳐 조직 전체적으로 저질러졌다고 고백했다.
WSJ는 토요타 사태와 함께 이번 사건을 일본 제조업의 '멍든 눈'(black eye)이라고 규정했다. 품질·안전 관리 체계가 극도로 소홀해졌다는 지적이다. 또 두 회사가 비록 직접적 관계는 없지만 토요타는 공교롭게도 고이토 모회사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 제조사 중 하나인 고이토가 이처럼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자 시장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이토가 사실을 시인한 직후인 9일 주가는 제한폭인 33.5%까지 떨어졌다.
이미 토요타 사태로만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 교통 당국은 곧바로 파문 진화에 나서 고이토에 경영개선을 지시했다. 마에바루 세이지 국토교통성 장관은 "세계를 상대로 하는 일본 기업이 안전과 품질을 위협하는 데이터 조작을 벌인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가혹한 사회적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에어버스와 보잉 등 고이토로부터 문제의 좌석을 납품 받은 업체들은 일단 안전에는 우려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보잉은 지난해부터 이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안전상의 문제가 없어 일본 현지에 직원들을 급파해 품질 관리를 강화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고이토와 제품 매입 업체들을 비롯해 국토교통성도 제품의 안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고이토는 물론 일본 제조업체들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감은 좀처럼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