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비 과다·낭비 논란 장관들 사표 '시범 케이스'
'때가 어느때인데..."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프랑스에서 나랏돈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낭비한 장관 2명이 한꺼번에 사퇴해 프랑스 정가가 긴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알랭 주아양데(Joyandet) 대외협력 장관과 크리스티앙 블랑(Blanc) 파리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각각 사표를 냈다.
주아양데 장관은 11만6500유로를 들여 임대한 개인제트기를 타고 카리브출장길에 올랐다가 호화출장 논란에 휩싸였다. 블랑 장관은 기호품인 시가를 사는 데 1만2000유로를 써 구설에 올랐다.
이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지난 4일 두 장관이 내각을 떠나야 한다고 결정, 사실상 이들을 경질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과 총리는 프랑스 국민들이 이해하지도 용인하지도 않을 지난 몇 일간의 경과에 대해 결정했다"며 "대통령과 총리는 심사숙고 끝에 두 장관을 만났고 사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예전 같으면 대통령이 이들을 옹호할 수 있지만 타이밍이 나빴다. 대대적인 긴축에 나선 정부로서는 각료들이 검약을 실천하기는커녕 낭비 논란을 일으킨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에릭 뵈르트 노동장관이 정치자금 스캔들에 휘말린 상황에서 각료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주아양데 장관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단 한 푼의 나랏돈도 나 또는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해 쓰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또 "희생양이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스스로 정부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썼다.
최근 프랑스 정부는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늘리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적자 감축에 나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국방예산을 동결한 데 이어 대통령 관저 엘리제궁에서 여는 가든파티를 열지 않기로 하는 등 '허리띠 조이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피용 총리는 5일 장관들에게 서한을 보내 인력을 줄이고 급여와 출장관련 예산을 10% 감축하도록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