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 신용등급 강등, 美 국채 매도하지 않을 것

中 미국 신용등급 강등, 美 국채 매도하지 않을 것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8.07 16:09

국채 매도는 중국 손실도 초래, 안전판 역할하며 영향력 확대 모색할 듯

미 국채 최대보유국인 중국은 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지만 미국 국채를 매도하기보다는 현재 갖고 있는 국채를 계속 보유하거나 오히려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신뢰위기’에서 ‘믿을 건 중국밖에 없다’는 사실을 부각시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글로벌 금융시장 및 세계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

신용등급 강등을 이유로 미국 국채를 매도할 경우 가격이 폭락해 중국의 손실도 불어나는 것은 물론 미국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공멸(共滅)’할 것으로 우려가 높다. 중국도 살고 미국과 전 세계 금융과 경제도 함께 사는 ‘윈윈(상생,相生)’을 추구함으로써 ‘중국 대안론’을 부각시켜 위안화 위상을 높이고, 중국굴기를 실현하려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미국 국채 1조1600억달러 보유, 미 국채 팔수록 손해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아지면 미국 국채 가치가 20~30%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가치도 2300억~3400억달러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 1인당 180~260달러의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중국은 또 3조1975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국채 이외에도 달러화 자산이 1조달러에 이르고 있어, 미국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중국의 손실은 더 불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의 양로기금을 포함한 각종 연기금이 채권을 비롯한 미국 달러화 자산을 대거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이번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미국 국채를 파는 ‘손절매(損切賣)’에 나설 경우 미국 국채 값과 달러화 가치가 더욱 떨어지고, 중국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패닉을 초래함으로써 전 세계 경제의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현재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그대로 갖고 있거나 △위기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국채를 더 사는 것(루레이(陸磊) 광둥(廣東)금융대학원장)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루 원장은 “미 국채를 더 사는 것은 ‘부채함정’에 더욱 깊이 빠져들 위험이 있다”며 “현재 보유중인 채권을 유지하면서 미국 위기로 상품 가격이 떨어질 경우 위안화로 상품을 구매하는 등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세계경제 안전판’ 역할 하되 미국에 재정적자 축소 등 목소리 높여야

중국이 세 번째 ‘세계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경우 중국도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달러 약세로 현재 강세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위안화 절상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경우 수출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 위기를 계기로 중국의 내수를 확대하고 위안화 위상을 높이는 등 경제발전 모델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 조정코스트도 적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으로서 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인허(銀河)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쭤샤오레이는 “중국은 미국이 싱가포르처럼 물가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바뀌는 채권을 발행하도록 요구하고 미 국채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미국에 실물경제 성장촉진과 재정 삭감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국제경제 시스템에서 중국의 위상이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달러 패권의 변화 및 위안화 국제화 등을 추구하는 중국에 상당한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하이 후단(復旦)대학교의 순리지앤(孫力堅) 경제학과 교수는 “ 이번 위기로 미국 시장에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시장을 만드는 문제가 매우 중요해졌다면서 중국과 이해관계가 같은 외국 국가들과 협력, 현재의 미국 달러와 주도의 세계화폐 체제를 개혁하는데 중국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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