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ECB가 국채 매입을 확대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또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8~9일 재정협약 합의를 이끌어낸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대해선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드라기 총재는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연설을 통해 ECB의 국채 매입은 "영구적이지도, 무제한적이지도 않다"고 밝힌 뒤 유로존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더욱 많은 통화정책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이나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처럼 양적완화에 나서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양적완화가 빼어난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는 어떠한 증거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EU 정부에 대한 통화 지원은 EU 조약에 의해 금지돼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는 앞서 지난 8일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을 통해 국채 매입은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ECB는 지난주에는 정상회의 분위기를 반영해 이전주(36억6200만유로)보다 대폭 준 6억3500만유로어치의 국채를 매입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EU 정상회의에 대해선 "재정통합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며 역내 정부들은 합의된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전망에 대해선 유로존 전체에서 재정건전성 확보 작업으로 단기적 경제 위축(contraction)이 유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들이 긴축에 나서고 은행권은 유동성 문제에 직면하면서 심대한 하방 리스크와 높은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는 그러나 재정건전성 작업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 금융통화정책 회의 뒤에 밝힌 조치들은 "중요하다"며 금융 및 실물 경제에서 명백하게 감지돼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