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배심원 평결양식 어떻길래

삼성-애플, 배심원 평결양식 어떻길래

실리콘밸리=유병률 특파원 기자
2012.08.24 06:14

총 773개 질문 답 써야. 대부분 기술, 법률, 특허 전문용어

24일(현지시간) 삼성과 애플간 세기의 특허소송 평결을 앞두고 이처럼 복잡한 소송을 9명의 평범한 배심원들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일고 있다.

특히 배심원들이 평결내용을 기재해야 하는 20쪽의 ‘평결양식(verdict form)’은 총 33개 항목이지만, 각 항목별로도 기기별 질의사항을 모두 합치면 질문 문항이 총 773개에 달한다. 재판과정에서 등장한 모든 이슈들과 상호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12건의 특허(애플은 7건, 삼성은 5건이 침해됐다고 주장) 각각에 대해 손실이 얼마인지도 산정해내야 한다.

더욱이 평결양식은 각종 도표와 법률 용어, 특허관련 참고사항, 기술용어 등으로 서술돼 있다. 삼성과 애플 양측 변호인단은 지난 3주 동안의 재판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문구와 표현을 넣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왔다. 배심원들은 이런 용어들을 공부해가며 평결을 내려야 한다.

아울러 배심원들은 루시 고 판사가 2시간30분 동안 낭독한 109쪽의 평결 지침까지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들은 이번 평결을 위해 소송과 관련된 28개 품목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지급받았는데, 이 또한 직접 사용하고 평가하면서 평결을 내려야 한다.

우선 33개 항목의 20페이지 평결양식에서 1~9페이지까지는 애플이 삼성에 제기한 소송에 대한 것이다. 1~4항은 애플이 제기한 기술특허, 5~11항은 애플이 제기한 디자인 특허, 12~21항이 애플이 제기한 트레이드 드레스에 대한 평결항목이었다. 그리고 22~23항이 애플이 입은 손실에 관한 항목이었다.

총 33개 항목의 평결 내용가운데 23개 항목이 애플이 삼성 측에 제기한 내용인 것이다. 트레이드 드레스에 관한 것이 10개 항목으로 가장 많고, 디자인 특허관련이 7개 항목을 차지했다. 둥근 가장자리의 사각형 디스플레이의 디자인 및 상품 외관 혹은 느낌 등에서의 지적재산권 보호장치인 트레이드 드레스가 핵심인 것.

이어 24항부터가 삼성이 애플에 제기한 소송관련 항목. 여기서부터 평결 항목은 훨씬 더 복잡해진다. 24~26항이 삼성이 제기한 통신기술 특허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27~29항이 삼성측 손실 항목이다.

그리고 나머지 30~33항이 프랜드(frand)와 특허소멸에 관련한 조항들이다. 프랜드 조항은 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특허로 우선 제품을 만든 다음 나중에 적정한 특허기술 사용료를 낼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예를 들어 프랜드 조항이 적용되면 특허침해 결론이 나더라도 배상액수를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의 지적재산 전문가인 빌 파나고스는 “복잡한 비즈니스 문제가 특허문제와 얽히면서 배심에서 결정하기에 너무 까다로운 문제가 됐다”며 “하지만 배심제도는 공평무사한 결정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수많은 불완전한 방법 가운데 그나마 가장 완전한 방법이기에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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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률 기자

안녕하세요. 티타임즈 유병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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