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과 관련, 애플에 유리한 판결이 연달아 내려진 미국에서 한 소송에 대해서는 반전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9일(현지시간) 제임스 길디 ITC 행정판사가 지난 9월4일에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내린 예비 판결을 "전체적으로" 재심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에 애플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등 애플 제품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해달라고 ITC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ITC는 지난 9월에 애플이 삼성전자가 문제로 삼은 특허 4건을 하나도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판결을 내렸다가 삼성전자가 이에 불복해 재심사를 요청하자 이번에 받아들인 것이다.
ITC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는지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년 1월14일에 내릴 예정이다. ITC가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하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등은 미국에서 판매가 금지될 수 있다.
ITC는 이날 예비판결을 재검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으로 폭넓은 사용이 허락되고 있는 표준 핵심 특허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브리핑을 요청했다.
일부 반독점 판사들은 업계 표준이 되는 핵심 특허의 경우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품 판매를 금지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는 3G 무선기술과 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데이터 패킷 형식과 관련된 2가지 표준 핵심 특허가 걸려 있다.
삼성전자의 홍보 책임자인 애덤 예이츠는 "ITC가 최종 판결에서 기술혁신에 무임승차한데 대해 애플이 책임져야 한다는 우리의 주장을 인정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애플의 홍보 책임자인 크리스틴 휴것은 이번 결정에 대해 언급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삼성전자로서는 미국 내 소송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둔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ITC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래터지 어낼리틱스의 애널리스트인 알렉스 스펙터는 "삼성으로선 소송에서 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TC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 금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 지난 8월 애플의 손을 들어준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의 배심원 평결보다 경제적 파급력이 더욱 막강하다. 지난 8월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에서 배심원들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10억4900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베이커 호스테틀러의 빅터 사이버 변호사는 "ITC의 판결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며 "작은 숫자들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JP모간은 지난 9월에 애플의 아이폰5가 미국 경제성장률에 최대 0.5%포인트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ITC는 지난 9월에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 4건을 하나도 침해하지 않았다고 예비 판결한 반면 애플이 지난 7월에 삼성전자가 자사 특허 4개를 침해했다고 ITC에 맞제소한데 대해서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 4건을 모두 침해했다고 예비 판결했다.
ITC의 제임스 펜더 판사는 지난달 24일 "삼성전자가 애플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관련 디자인·상용(기능) 특허 4건을 침해했다"고 예비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한 ITC의 최종 판결은 내년 2월에 내려진다.
애플의 삼성전자 특허 침해 여부를 재심사하겠다는 ITC의 이번 결정은 애플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던 미국내 특허 소송전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는 만큼 상당히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