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도 이스라엘과 충돌 계속…레바논 "우린 태풍의 눈에 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과 충돌 계속…레바논 "우린 태풍의 눈에 있다"

김종훈 기자
2023.10.31 16:26

[이·팔 전쟁] 이스라엘 레바논 남부 수차례 공습,
헤즈볼라는 국지전 맞대응…양국 민간인 피해,
레바논 총리 "확전 막기 총력, 중동 혼란 두렵다"

김민수 기자 = 30일(현지시간)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가 베이루트에서 AFP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김민수 기자 = 30일(현지시간)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가 베이루트에서 AFP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레바논 기반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무력충돌이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섬멸을 목표로 가자 지구 중심부 가자 시를 포위한 상황. 헤즈볼라까지 이스라엘에 맞선다면 이번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이란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다.

30일(현지시간) 레바논 국영통신 NNA와 나하르넷 등 현지매체를 종합하면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접경지역을 잇따라 공습했다. NNA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중해와 접한 레바논 남서부 나쿼라부터 아이타알샤밥, 르메이시 등 남부, 크파르 티프니트 등 남동부까지 접경지역 전반에 대해 공습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도 국지전으로 이스라엘에 맞서고 있다. 나하르넷 보도에 따르면 이날 헤즈볼라는 나쿼라 내 이스라엘 군 초소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레바논 도시 엘바야드와 이스라엘 도시 메툴라에 위치한 이스라엘 군 장비 공격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NNA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교전으로 레바논 측에서 62명이 숨졌다. 대부분 헤즈볼라 대원이나 로이터통신 기자 이삼 아브달라를 포함, 민간인 4명이 사망자 명단에 올랐다고 한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민간인 1명을 포함해 총 4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 됐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가 AFP인터뷰를 통해 "레바논으로의 확전을 막기 위해 임무를 다하고 있다"며 "현재 레바논은 태풍의 눈 속에 있다"고 했다. 헤즈볼라의 활동에 대해 미카티 총리는 "합리적으로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상황이 계속 변하고 있어 확신할 수 있는 건 없다"며 "중동 지역 전체가 혼란에 빠질까 두렵다"고 했다.

헤즈볼라, 무장단체 그 이상…이스라엘 전면전 선언할까

헤즈볼라는 레바논 정규군이 아닌 무장 세력이다. 흔히 테러집단으로 지칭되나 가자 지구의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레바논 내에서 무장단체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외교연구기관 외교협회(CFR)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필두로 수도 베이루트를 포함, 레바논 남동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레바논 총선에서 전체 의회 의석 128석 중 13석을 차지했다.

CFT 분석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기반시설, 의료시설, 교육 등 레바논 내 사회복지를 유지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헤즈볼라가 추종하는 이슬람 시아파는 물론 비(非)시아파 인구 상당수가 헤즈볼라를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 미카티 총리가 헤즈볼라를 무턱대고 비난할 수 없는 이유다.

2020년 국제전략연구소(IISS) 연구에 따르면 헤즈볼라 병력은 예비역까지 4만명 규모의 병력에 전차, 드론, 중장거리 로켓 등을 보유 중이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헤즈볼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정규 무장단체"라고 평한 바 있다.

CFR 소속 전문가 레이 타케이는 "이스라엘 레바논 국경 분쟁이 비화될 경우 이스라엘이 양면전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같은 CFT 소속 브루스 호프먼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 지구 투입에 반발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시아파 종주국으로서 공공연하게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지원해왔던 이란까지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앞서 로이터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제한적으로 공격해도 좋다는 이란의 허락을 받고 이스라엘과 교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반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극심한 경제난과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정책 실패로 최근 헤즈볼라의 국내 입지가 다소 축소됐기 때문.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 소속 이란 전문가인 라즈 짐트는 지난 28일 이란 외교관 출신 페레이든 마즈레시의 인터뷰를 인용, "나스랄라가 2006년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즈 짐트가 말한 실수는 2006년 레바논 전쟁을 가리킨다. 당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인 2명을 납치하자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백린탄을 떨어트리는 등 보복에 나섰다. 이로 인해 레바논에서 5600명 규모의 사상자가 나왔으며 헤즈볼라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라즈 짐트는 "헤즈볼라가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이란의 지원 덕분이었다. 지금 이란은 한 번 더 헤즈볼라 재건을 지원할 정도로 여유롭지 않다"며 "헤즈볼라가 (하마스) 전쟁에 나선다면 레바논은 제2의 가자 지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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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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