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 국무 공식 발표에 파나마 대통령 직접 반박
운하 운영권 등 갈등 재점화 …7일 트럼프 통화 담판

미국 정부 함선이 파나마운하 통행료를 면제받기로 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발표를 파나마 대통령이 직접 반박하면서 운하 운영권 등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재점화했다. 양국 대통령이 오는 7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통화를 예고하면서 담판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6일 대통령실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 주간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 선박의 자유로운 통행을 협상했다는 미국 측 주장은 허위사실"이라며 "참기 힘든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거짓에 기반한 외교 관계를 규탄한다"며 "미국이 양자 관계에 대해 거짓과 허위에 기반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가 전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공식계정을 통해 "파나마 정부가 더는 미국 정부 선박에 대해 파나마 운하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한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물리노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밑에서 외교 정책을 관장하는 기관이 왜 허위를 근거로 중요한 제도적 성명을 발표하느냐"며 "미국 워싱턴 주재 대사에게 확고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파나마 운하 통행료 변경이 법적으로 불가하다는 점을 미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전달했다"며 "대통령에겐 운하 통행료(변경)와 관련한 권한이 없다"고도 밝혔다.

파나마 정부 설명에 따르면 파나마운하청(ACP) 설립과 운영에 관한 법률 76조에는 '정부나 ACP가 대양간 수로(파나마 운하) 사용에 대한 통행료 또는 수수료를 면제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통행료 결정 권한을 가진 기관은 ACP 이사회라는 설명이다.
지난 2일 첫 해외 순방지로 파나마를 방문한 데 이어 도미니카공화국을 찾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 "대화를 나눴고 강력한 첫걸음이라고 느꼈다"며 "그들이 자신들의 과정을 따를 것이지만 우리의 기대는 변함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은 파나마 운하가 공격을 받으면 운하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갈등 상황에서 보호해야 할 구역을 통과하는 데 요금을 내야 하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도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해프닝으로 양국의 긴장과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물리노 대통령이 오는 7일 오후로 밝힌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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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길이 82㎞의 중남미 관문으로 1914년 미국이 파나마와 조약을 맺어 건설, 수십년 동안 관리·통제하다가 '영구적 중립성' 보장 준수 등을 조건으로 1999년 12월31일 파나마에 운영권을 넘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파나마 운하에서 손을 뗀 뒤 그 자리를 중국이 꿰찼다며 지난달 20일 취임사에서 운하를 환수하겠다고 밝혀 국제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파나마 당국은 파나마 운하 항구 5곳 중 2곳을 운영 중인 홍콩계 업체와 계약 해지를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2021년 파나마 당국과 연장 계약을 통해 2047년까지 운영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물리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제 삼고 있는 중국 관계에 대해 "일대일로 프로그램(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중국의 육상·해상 실크로드 계획)에서 공식적으로 발을 뺄 것"이라며 "주(駐)베이징 파나마대사관을 통해 관련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리노 대통령은 '중국과 외교관계 단절까지 고려하는지'에 대해선 "아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