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정부가 대부분 부담…시장 유동성 공급 위해 은행 기초체력 강화 포석

중국 정부가 유동성 지원을 위한 본격적인 여력 확보에 나섰다. 대형 국유 상업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정부가 신주를 떠안는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 총 5200억위안(약 105조원)을 확보한다.
31일 중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행(BOC)과 건설은행, 교통은행, 우정(우체국)저축은행 등 4개 국영 상업은행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재정부 등 정부부처와 공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A주(중국본토주식) 발행을 승인했다.
자금조달 상한은 건설은행이 1050억위안, 중국은행이 1650억위안, 교통은행이 1200억위안, 우정저축은행이 1300억위안이다. 총 5200억위안에 달하며, 모든 자금은 은행 자기자본 확충에 사용된다.
재정부담은 대부분 중국 정부부처가 떠안는다. 건설은행 발행 새 주식은 모두 재정부가 현금으로 인수한다. 중국은행도 역시 재정부가 전액 부담한다. 교통은행의 경우 재정부가 대부분을 부담하고 중국담배총공사, 중국담배총공사 계열사인 쌍위투자 등 중국 국영 기업들도 일부 참여한다. 우정저축은행도 재정부가 대부분을 부담하는 가운데 차이나모바일그룹, 중국선박그룹 등 공기업들이 힘을 보탠다.
이번 국유 대형 상업은행들의 증자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중국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리윈저 국장은 지난해 9월 기자회견에서 "은행 별 맞춤 전략을 통해 대형 은행들의 자기자본을 확충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어 랴오민 재정부 차관도 국무원 브리핑에서 "특별국채 방식으로 자본금을 투입하겠다"고 했었다. 다만 발표 당시엔 특별국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만 공개됐을 뿐, 조달된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증자할지는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았었다.
이번 은행 증자는 경기부양을 위한 재원 마련 차원이다. 시장에 유동성과 신용을 공급할 여력을 은행이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거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정책금리 인하 등 부양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기저에까지 여파가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이 과정에서 주요 은행들의 체력을 다질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주요 은행들은 최근 수 년간 경기부양에 직접 동원돼 왔다. 영업이익이 낮아지고 성장세도 둔화한데다 부실채권 등에 신음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에도 총 2700억위안의 특별국채를 발행, 은행에 자본을 투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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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행은 발표 후 성명을 내고 "재무부의 전략적 투자는 국유 자본 지출을 최적화하고 재정정책의 전달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자본을 사용해 국가 전략의 실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를 통해 은행이 국유 자본의 책임을 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