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는 올들어 조정다운 조정을 지난 4월 약 3주간 딱 한 차례 겪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율을 발표한 것이 계기였다. 그 외엔 기껏 2~3거래일 약세를 보이다 더 높이 뛰어오르는 전형적인 강세장의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증시가 오르기만 할 수는 없다. 주가 강세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 잠시 쉬어가며 그간의 상승폭을 다지는 기간이 필요하다. 현재 미국 증시는 지금이 그 때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6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1.1% 떨어진 6720.32로 마감했다. 지난 10월28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 6890.89 대비 2.5% 낮은 수준이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1.9% 하락한 2만3053.99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29일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 2만3958.47에 비해 3.8% 내려간 것이다.
이 정도는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는 중에도 일상적으로 보일 수 있는 하락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이후 쉬지 않고 달려온 미국 증시가 이번에는 10~20% 사이의 하락을 의미하는 조정장에 들어설 수 있다는 징후가 늘고 있다.
우선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도 주가가 하락 반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AI(인공지능) 데이터 분석회사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AMD, 메타 플랫폼스가 대표적이다.
팔란티어는 지난 3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3일간 15.5% 급락했다. AMD는 지난 4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고 다음날 2.5% 올랐지만 6일엔 7.3% 하락했다. 메타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10월30일 11.4% 추락한 것을 시작으로 6일까지 17.7% 떨어졌다.
팔란티어와 AMD는 긍정적인 실적에도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인식 때문에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팔란티어는 올해 순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RE)이 200배가 넘고 AMD도 47배로 엔비디아(33배)보다도 높다.
메타는 최근 주가 급락으로 PER이 21배로 S&P500지수(23배)보다도 낮아졌다. 메타의 주가 하락은 AI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지속되는데 따른 이익률 하락 우려가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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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미국 증시에서는 지난주 급락을 경고하는 기술적 지표인 힌덴부르크 오멘이 나타나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며 표면적으로는 축제 분위기였지만 시장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균열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힌덴부르크 오멘은 증시가 표면적으로 강세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신고가 및 신저가 종목이 동시에 대량으로 쏟아지며 심각한 분열 증상을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힌덴부르크 오멘은 △S&P500지수가 50일 이동평균선 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신고가와 신저가 종목이 각각 전체의 2.8% 이상이며 △맥클렐런 오실레이터가 음수로 전환될 때 발동된다.
맥클레런 오실레이터가 음수로 돌아섰다는 것은 증시에서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주가지수가 강세를 이어가도 맥클레런 오실레이터가 음수로 전환됐다면 시장 내부적으로 모멘텀이 약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증시는 지난 10월2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476개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반면 170개 종목은 신저가로 떨어지며 힌덴부르크 오멘의 3가지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켰다.
신고가와 신저가 종목이 동시에 다수 나온다는 것은 시장이 통합되지 못하고 양분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는 지난주까지 빅테크를 비롯한 소수의 AI 수혜주들이 증시를 끌어올렸지만 다른 많은 종목들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힌덴부르크 오멘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급락 직전에 여러 번 나타났다. 이 때문에 힌덴부르크 오멘을 증시 붕괴를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힌덴부르크 오멘이 한 번 나타났다고 증시 폭락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 애널리스트인 파울로 셀리그에 따르면 힌덴부르크 오멘이 단 한 번 나타나고 증시가 급락할 확률은 20~25% 수준에 그친다.
다만 힌덴부르크 오멘이 한 번이라도 나타나면 대개 증시는 조정을 받았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힌덴부르크 오멘이 단기간에 여러 차례 나타난다면 이는 심각한 경고음일 수 있다.
2020년 3월 코로나 급락 전 힌덴부르크 오멘은 1월과 2월에 걸쳐 5번 나타났다. 2021년에는 힌덴부르크 오멘이 3월에 한번, 11월에 한번, 12월에 한번 발동됐고 2022년에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한 침체장이 찾아왔다.
셀리그는 힌덴부르크 오멘이 지난 10월29일 한번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반면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에서 기술적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더그 부쉬는 지난 10월29일에 이어 30일에도 힌덴부르크 오멘이 발동됐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증시가 지난주까지 강세를 이어가면서도 상승 종목의 수가 줄어들며 체력이 약해져 왔다는 점이다. 상승 종목의 수가 늘어나며 증시 모멘텀이 다시 회복되기까지는 경계하며 지켜보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