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 통화를 하고 약 한달 전 한국 부산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의 합의를 이행하자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양국 정상 간 대화에서는 한동안 거론되지 않은 대만 문제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 시 개입' 발언 후 급격히 냉각된 중일 관계가 출구를 찾지 못한 가운데 대만 문제가 미중 합의 이행의 변수로 떠오른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다카이치 총리와도 전화 통화를 통해 미일 관계가 굳건하단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1/2025112512080739135_1.jpg)
지난 24일 양국 정상 통화 후 통화 내용을 먼저 공개한 쪽은 중국이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24일 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지난달 한국 부산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많은 중요한 공감대를 이뤘다"며 "이후 양국 관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양국은 이런 좋은 흐름을 유지해 양국 관계에 새로운 협력 공간을 만들어 내고 양국 국민과 세계인에게 더 큰 복을 가져다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설명하며 "대만의 중국 복귀는 전후 국제질서의 중요한 부분으로 중미 양국은 과거 파시즘과 군국주의에 맞서 함께 싸웠듯이 지금은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 성과를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이 같은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대만 문제의 중국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 간 지난 9월 19일 전화통화와 지난달 30일 한국 부산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대만 이슈가 다시 조명된 것이다.
중국 측의 양국 정상 전화통화 내용 공개 후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펜타닐, 대두와 기타 농산물 등 많은 주제를 논의했으며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강력하다"며 "그(부산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합의를 최선이자 정확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있어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이제 우리(미중)는 큰 그림에 시선을 둘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시 주석은 나에게 내년 4월 베이징 방문을 요청했고 나는 이를 수락했다"며 "또 나는 내년 말 시 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도록 답례 초청을 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 모두 이번 통화에서 부산 정상회담 핵심 합의사항을 이행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다만 중국 신화통신이 시 주석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발언까지 전한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대만 관련 대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양국 합의 이행 과정에서 대만 관련 문제에 한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간 통화에 대한 언론 반응에도 온도차가 있었다. 2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양국 정상 간 대화에서 대만 문제가 재부각된 점에 의미부여를 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양국 정상의 시기적절한 (대만 관련) 입장 조율은 외부의 도발을 억제하고 지역 질서가 대다수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핵심 요소"라며 "양측이 더욱 입장을 조율해 민감한 핵심 문제가 양국 관계의 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대만을 중심으로 한 일본과 중국 간 갈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고 양국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이처럼 중국이 미중 정상 간 통화에서 대만 문제 논의를 강조한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도 전화통화를 해 미일 관계가 굳건하단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 간 회담을 포함해 최근 양국 관계에 대한 설명을 제공했다"며 "미국, 일본 간 긴밀한 연계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주고 받았는지 밝힐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