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논란이 된 쿠팡의 해롤드 로저스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법사위에 출석해 비공개 증언에 나섰다. 하원의 이번 조사는 향후 입법 등 후속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단 점에서 파장이 주목된다.
뉴스1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42분께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의 레이번 빌딩에 위치한 2237호실 법사위 회의장에 입장했다.
로저스 대표는 '오늘 어떤 입장을 밝힐 것인가' 등의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회의장에 들어섰다.
법사위 대변인은 이날 회의장 앞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회의에서는 모든 것이 논의된다"면서 "비공개 증언 행사로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가 불가하다"라고 밝혔다.
이 청문회는 법사위의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회 주관으로 열렸다.
지난 5일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은 로저스 대표에게 증언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하면서 서한을 통해 한국 정부와 소통한 모든 자료와 한국 정부의 조사 등이 쿠팡에 미칠 사업 영향에 대한 서면 자료 등을 요구했다.
법사위는 해당 기록을 토대로 로저스 대표로부터 한국 정부의 각종 제재가 쿠팡에 대한 차별적 대우인지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무역 협정에도 불구하고 한국 규제 당국은 차별적 대우, 불공정 집행, 형사 처벌 위협까지 반복적으로 가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쿠팡에 대해 적극적인 처벌과 막대한 벌금을 부과할 것으로 요구했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영업정지를 암시했다"라고도 했다.
이들은 "미국 기업과 시민을 외국 정부의 차별적 법률과 집행으로부터 보호하는 새로운 법률을 포함한 효과적인 입법 마련을 위해 위원회는 이러한 노력의 범위와 성격, 아울러 이것이 미국인의 적법 절차 권리와 글로벌 경쟁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해야 한다"라고 소환 이유를 밝혔다.
쿠팡 사태를 계기로 한국 정부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기업의 적법 절차와 글로벌 경쟁력을 침해했는지 전면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외국 정부 규제를 차단하는 새로운 보호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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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 대표도 이날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하고 처벌을 시도해왔다는 점을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등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 등 대체 수단을 이용해 새 관세 부과를 시도하는 가운데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정부가 해외 시장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행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관세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미국 정부는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 관련 법안과 최근 제정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도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조치라는 주장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