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1130억" 한미약품 '빅딜'…독자 기술 '랩스커버리' 재조명

"계약금 1130억" 한미약품 '빅딜'…독자 기술 '랩스커버리' 재조명

박정렬 기자
2026.06.01 15:30

(상보)릴리와 '소네페글루타이드' 라이선스 계약…총 1.9조 규모
독자 기술 '랩스커버리' 적용…5개 적응증 임상 2상 中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주요 파이프라인/그래픽=윤선정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주요 파이프라인/그래픽=윤선정

한미약품(539,000원 ▲48,000 +9.78%)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이하 릴리)와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만 1129억원, 총규모는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빅딜'이다.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는 독자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경쟁력도 재조명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릴리와 희귀질환인 단장증후군의 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제조·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총 12억6000만달러(약 1조8973억원)로 이 중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7500만 달러(약 1129억원)다. 향후 임상 개발과 규제 승인, 상업화 성과에 따라 최대 11억8500만달러(약 1조7844억원)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수령한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별도의 로열티를 수취할 예정이다.

릴리는 이 계약으로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소네페글루타이드의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총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고 계약금만 1129억원이 책정된 것은 기술 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받은 것"이라며 "최근 자본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제약·바이오 업계에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라 말했다.

한미약품 연구개발(R&D)센터 연구원들이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혁신 항암신약 연구 결과가 담긴 포스터 내용을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연구개발(R&D)센터 연구원들이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혁신 항암신약 연구 결과가 담긴 포스터 내용을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소네페글루타이드는 장내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2의 유사체로, GLP-2 수용체와 결합해 장내 흡수력을 증가시켜 체액과 영양소의 흡수율을 높인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적 기형과 수술, 질환 등으로 전체 소장의 50% 이상이 소실돼 소화 장애·영양실조 등을 일으키는 희귀질환이다.

현재 시판되는 GLP-2 유사체는 투여 시 반감기가 짧아 하루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 반면 한미약품의 소네페글루타이드는 랩스커버리라는 독자 기술로 약효 지속 시간을 늘려 월 1회 맞는 주사제로 개발되고 있다. 투여 횟수를 줄여 환자의 편의성과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투여량을 조절해 부작용은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린다.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는 사노피,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반환'의 부침 속에서도 점차 실체있는 성과를 달성해가고 있다. 얀센이 반환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2020년 MASH(대사이상관련간염) 치료제로 또 다른 글로벌제약사 MSD에 총 1조15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됐다. 사노피에 기술이전했다가 권리가 반환된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역시 한미약품의 추가 개발을 통해 올 하반기 국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도 국내 33번째 신약이자, 항암 분야 바이오신약으로는 처음으로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현지에서 매 분기 200억원대 매출을 올린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현재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신약 후보물질 중 임상 2상에 돌입한 물질은 소네페글루타이드를 포함해 총 5개다.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은 "세계적인 혁신 기업 릴리가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며 "한미약품은 '인간 존중과 가치창조'라는 우리의 사명을 혁신적인 신약 개발을 통해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