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하버드대 교수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과 교류한 사실이 드러난 뒤 각종 대외 활동을 접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서머스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학년이 끝나는 시점에 하버드 교수직에서 은퇴하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작년 11월부터 휴직 중인 그는 "공식적인 책임에서 벗어나 명예 총장이자 은퇴 교수로서 앞으로 다양한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연구와 분석, 논평 활동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공개된 엡스타인 파일에서 엡스타인에게 불륜과 관련해 조언을 구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엡스타인과 긴밀한 관계였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후 서머스는 "나의 행동을 깊이 부끄럽게 여기고 있다"며 오픈AI 이사회에서 물러나고 각종 싱크탱크 활동을 접는 등 공개 활동을 줄여왔다. 미 경제학회는 지난해 12월 서머스를 영구 제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머스의 사임이 "학계·정계·금융계를 오가며 최고위 자리를 지켜온 인물의 극적인 추락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서머스는 28세에 하버드대 교수가 된 뒤 빌 클린턴 전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을 각각 역임했다. 2001년엔 하버드대 총장에 올랐으나 "선천적 성별 차이 때문에 여성이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발언한 뒤 논란이 일면서 2006년 총장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