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로봇 패권전쟁]1-⑦

중국에서 휴머노이드는 이미 공장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지만 업계에선 대규모 투입을 위해 아직 '마지막 1cm'가 부족하단 목소리가 높다. 휴머노이드 로봇 손 전문 개발 기업인 링커봇의 기술담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아직 로봇의 손은 단추 잠그기 등의 작업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휴머노이드용 케이블 제조사 저장삼과선람의 왕신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방열 문제가 여전히 난제"라고 말했다. 이들은 생산 현장 적용을 통해 보다 방대한 데이터가 쌓여야 대규모 투입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정부는 최근 이 같은 마지막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었다. 공업정보화부(공신부)와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는 공동으로 '2026년 휴머노이드 로봇 및 구현지능 현장훈련 특별행동'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생산·생활 현장에 투입해 검증하고 대규모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말까지 △휴머노이드 로봇과 사족보행 로봇의 산업·서비스 현장 배치 △응용 검증 완료와 상시 운용 단계 진입 △100개 이상의 고부가가치 응용 시나리오 발굴 △휴머노이드 로봇 1만 대 이상 규모의 현장 보급 능력 확보를 추진한단 계획이다.
제조 생산, 품질 검사, 설비 점검, 물류, 식음료, 의료, 돌봄, 응급구조, 재난대응 등에 휴머노이드 배치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게 된다. 당국은 각 시나리오별로 사용자와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응용 서비스 기업, AI 모델 기업, 부품 공급사,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구성하도록 했다.
주목할 부분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투입될 국유기업에 관한 정책이다. 공신부와 국자위가 내놓은 추진 계획에 따르면 각 중앙 국유기업은 휴머노이드 적용 관련, 최소 10개 이상의 시나리오를 선정해야 한다. 또 사용자는 현장을 개방하고 로봇 업체가 인간-로봇 협업 기술을 고도화하도록 했다. 정부가 국유기업들에게 휴머노이드 투입을 위한 실제 현장 개방을 요구한 셈이다.
현장 개방을 통해 정부가 얻고자 하는 효과 역시 업계에서 언급한 마지막 1cm의 고비를 넘어서는 것이다. 공신부와 국자위는 이번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현지능 모델을 고도화하고 로봇의 작업 수행 능력과 환경 적응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시간 고강도 작업이 가능하도록 내구성, 발열 관리, 전력 효율, 충돌 감지, 긴급 정지 기능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베이징=AP/뉴시스]지난 4월 19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이좡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한 로봇이 질주하고 있다.](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6/2026061914355287283_2.jpg)
현재 중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전기차와 배터리, 드론 산업을 육성한 방식과 비슷하다. 2010년대 초반 중국 전기차 배터리는 성능과 품질을 내세운 한국과 일본의 배터리와 비교해 낮은 에너지 밀도, 품질 편차, 안전성 문제로 고전했다. 이에 중국이 택한 육성 방식이 '일단 보급하고 개선한다'였다.
버스와 택시, 공공차량을 대규모로 전동화하는 한편 막대한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며 전기차 실사용부터 늘렸다. 완벽한 기술을 만든 뒤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먼저 넣고 데이터를 쌓으며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질과 양을 순식간에 끌어올리는 중국식 속도전이다.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에서도 '완성 후 보급'이 아닌 '보급 후 개선' 전략을 택했다. 정부가 국유기업 현장을 개방해 실사용 데이터를 쌓게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