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우크라 '전쟁 당사자' 만난 트럼프…이례적 비공개 회담

이스라엘·우크라 '전쟁 당사자' 만난 트럼프…이례적 비공개 회담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7.2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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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X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X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연쇄 회담을 했다. 각각 러시아, 이란과 전쟁 중인 당사국 정상과의 회담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담 후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선 일제히 "훌륭한 회담이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만난 것은 올 2월28일 이란 공습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이란 정권 교체를 목표로 이란 전쟁을 시작하면서 전쟁 초반 합동작전과 공조를 자랑했지만 이란과의 종전 논의 과정에서 두 정상은 여러 차례 불협화음을 보였다. 특히 이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을 종전 조건으로 제시했을 당시 이스라엘이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두 정상간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날 회담 직전에도 백악관의 분위기가 좋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회담에서 이란 지하 핵시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일명 곡괭이산에서 어떤 활동이 진행 중인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는 이스라엘 언론 보도와 관련,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비가 나한테 그런 얘기를 할 필요 없다. 비비는 내가 계속 관여하기를 원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라며 "왜 그냥 나한테 얘기를 하지 않고 전세계에 대고 떠들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비'는 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곡괭이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안다. 그건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그들의 핵시설을 제거했다. 합의가 안 되면 곡괭이산도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젤렌스키 대통령 X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젤렌스키 대통령 X 갈무리.

이란 전쟁 장기화를 원하는 네타냐후 총리가 곡괭이산에 대한 추가 타격 필요성을 내세우며 여론전을 펼친다는 점을 경계하면서 순순히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두 정상의 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외국 정상이 백악관을 방문하면 집무실에서 취재진에 회담 앞부분을 공개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역대 최고의 회담 중 하나"라며 "이란의 핵무장을 저지하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비롯해 여러 사안에 대해 이해를 같이 했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의 안보와 미래에 중대한 사안을 조율할 기회였다"며 "이란 전쟁 발발후 첫 대면 접촉이었던 이번 회담에서 전적인 협력과 상호 지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선 다만 정상회담 이후 나오는 전형적인 외교 수사로 구체적 내용이 적시되지 않아 그 의미가 크지는 않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회담 직후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이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정상회담이 표면적으로는 양국 간의 협력을 확인하는 자리였지만 장기화하는 이란 전쟁의 출구 전략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동행한 치피 호토벨리 이스라엘 국가공공외교국장은 곡괭이산 보도와 관련, 이날 회담에서는 관련 언급이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재건을 서두르라거나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을 철수하라고 압박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회담 직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글을 통해 "좋은 회동이었다"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라이선스와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다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다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면허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회담은 지난 25일 우크라이나의 이란 상선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의 전쟁 구도가 복잡해진 상황에서 열렸다는 점에서도 주목됐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와 이란의 밀착 의혹을 강하게 주장하며 양측을 비난해왔다. 이란 입장에서도 중동 사태 이후 걸프국들에 드론 요격 기술을 전수해온 우크라이나는 불편한 존재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미콜라이우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지역 당국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밤새 390대가 넘는 드론을 모스크바로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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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DC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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