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실장, MRO 과세 방침에 재계 '당혹'…긴장

임태희 실장, MRO 과세 방침에 재계 '당혹'…긴장

오동희 기자, 서명훈, 이상배, 반준환
2011.07.18 16:35

(종합)사업범위 계열사로 축소했더니 이제는 세금까지 물리나… 전경련 '따져보자'

대기업의 비상장 소모성자재구매대행사(MRO)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심화되면서 재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재계 총수 '군기잡기'에 이어 정책 핵심당국자가 MRO 등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 대표단체인 전경련은 실제 지적이 맞는지 따져보겠다며 과세 방침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일부 기업들은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는 것에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전일 임태희 대통령 실장이 "대기업 대주주들이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MRO 등)를 만들어 일감을 몰아주는 것으로 부의 대물림을 하는 것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자 오너 개인이 대주주로 있는 MRO나 SI(시스템통합업체) 계열사, 서비스대행업체를 보유하고 있거나, MRO 기업을 보유한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임 실장의 지적이 비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기업 실적으로 올린 후 상장해 상장 차익을 얻는다든지, 대규모 배당을 통해 부를 대물림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과하다는 의미로 해석돼 재계가 긴장한 것.

MRO 논란에 휩쓸렸던 삼성의 아이마켓코리아나 SK의 SK네트웍스, 웅진그룹의 웅진홀딩스 등은 현재 상장된 기업이라 '비상장'이라는 임 실장의 전제 조건에서 벗어나 부담은 덜한 모양새다. 또 MRO 엔투비의 대주주인 포스코는 국민기업이라는 측면에서 '부의 대물림'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 있다.

다만 비상장 계열사로 대주주들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거나 지주회사를 통해 지배하고 있는 LG의 서브원과 한화S&C 등은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임 실장의 지적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 "당혹스럽다, 대답하기 부담스럽다"며 함구했다.

대신 전경련 관계자는 임 실장의 지적에 대해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이 12%대로 외국기업의 배당성향 40%보다 훨씬 낮은데다, 기업의 경영활동을 일감몰아주기라고 주장하는데 이런 지적이 적절한지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세방침에 대해서도 "기업간 내부 거래를 상속이나 증여로 봐서 과세하는 게 적절한지도 따져볼 일이다"며 정부의 MRO에 대한 압박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경련 관계자는 "대기업 MRO를 '지하경제'로까지 폄하하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는 게 개인적 견해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MRO간 상생협력을 위해 합의 과정을 거쳤는데 또 다시 문제가 불거진 것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경련은 현재 임 실장의 지적이 타당한 지에 대한 배당성향과 일감 편중도 등을 실증적 검증을 통해 문제가 있을 경우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MRO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 사업영역을 계열사로 한정했다”며 “효율성 등에 대한 판단 없이 모두 일감 몰아주기로 판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대기업은 다른 대기업과는 다르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별도의 MRO 자회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사업부에서 원자재를 구매하는 부서가 있지만 이익률이 1% 수준인데다, 상장사이면서 대주주에게 배당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임 실장의 지적과는 관련 없다"고 항변했다.

한편,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재계 단체가 이달 중순부터 말까지 제주도에서 개최하는 하계포럼에서 최근 정부의 대기업 압박기조에 대해 정책 당국자들에게 재계의 입장을 전달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