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근로장려금 수백억원이 고소득자에 지급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성실 납세하는 국민 대다수의 허탈감이 높아진다. 부실 행정이 저부담 저복지 국가에서 중부담 중복지 국가로 나아가는 길목을 가로막다는 비판도 나온다. 저소득층의 근로를 장려하고 소득을 지원한다는 정책 취지를 살리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단독]한달 1734만원 벌고도 근로장려금…'年486억원' 혈세 줄줄)
근로장려금은 국가가 저소득자에 현금을 지원해주는 근로연계형 소득지원제도로 2009년부터 지급됐다. 소득은 있지만 금액이 적어 생활이 어려운 근로자 가구에 가족 부양비 명목 등을 지원한다는 게 정책 목표다. 동시에 근로 의욕을 높이는 효과도 노린다. 월급이 적어 일자리를 포기하려는 소득 약자들을 일하게 한다는 취지다.
이같은 정책 취지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근로장려금 제도는 대폭 확대됐다. 근로장려금을 수급한 가구는 귀속연도 기준 △2014년 128만 가구 △2015년 144만 가구 △2016년 166만 가구 △2017년 179년 가구 등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다음해인 2018년 410만 가구로 급증했다. 전년 대비 129% 증가한 수치다. 이어 △2019년 432만 가구 △지난해 8월까지 418만 가구가 근로장려금을 받았다.
지급액도 같은 기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다음 해인 2018년(귀속연도 기준) 근로장려금 지급액은 4조5049억원으로 전년(1조3381억원) 대비 236% 늘었다. 이어 △2019년 4조4683억원 △지난해 8월까지 4조3918억원이 근로장려금으로 쓰였다.
문제는 근로장려금을 연소득 기준으로 지급하면서 고소득자가 근로장려금을 수령하는 가구가 해마다 급증한다는 점이다. 12월에 취업한 이들은 당월 소득이 수천만원에 달해도 연간 근로장려금 지급 기준(부부합산 3600만원·홑벌이 가구 3000만원·단독가구 2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근로장려금을 받게 된다.
이같은 고소득자의 편법 수급을 방지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연봉 환산 제도'가 대표적이다. 월소득을 연소득으로 환산해 고소득자를 근로장려금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식이다.
해당 제도는 2011년 고소득자의 근로장려금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근로를 유지하는 고소득자와 단기간 고소득을 올린 후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을 '구별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2014년 폐지됐다. 연봉 환산 제도로 실제 근로장려금을 수령해야 할 단기 근로자들이 받지 못하는 등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는 관점이다.
이에 적극 행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덜 주는 것보다 더 주는 것이 낫다'는 식의 행정이 수백억원 상당의 혈세 낭비를 초래한다는 비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환산소득' 기준 3600만원 이상 소득자에게 지급된 근로장려금 규모가 최소 486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독자들의 PICK!
추경호 의원은 "근로장려금은 저소득자의 근로를 장려하기 위한 세제 지원"이라며 "수만명의 고소득자에게도 지급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