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억 넘는 '초대작' 나올까…'포스트 홍콩' 노리는 K미술

132억 넘는 '초대작' 나올까…'포스트 홍콩' 노리는 K미술

오진영 기자
2026.03.01 07:30

[코스피 6000 시대-K컬처 '2강 2약']①

[편집자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다. 기업가치 상승과 국민 자산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문화예술계도 들썩이고 있다. 그간 감소세를 보였던 소비가 올해 반등을 넘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미술·공연·출판·체육 등 전 분야에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과연 올해가 'K-문화의 해'로 이어질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가 짚어봤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2025' VIP 프리뷰 데이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 = 뉴스1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2025' VIP 프리뷰 데이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 = 뉴스1

"'코스피 6000' 시대에 맞춰 올해 미술 시장이 활성화될 것입니다. 경기가 침체되면 제일 먼저 미술 시장이 얼어붙죠."

이성훈 한국화랑협회장은 1일 올해 미술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강조했다. 주가 지수 상승이 실질 구매력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미술품 구매가 늘고, 수익성이 개선된 갤러리 업계의 재투자가 시장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것이라는 관측이다.커지는 미술 관람 수요와 K컬처 주목도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회장의 분석은 올해 미술계의 기대를 대변한다. 미술 시장은 통상 경기의 후행지표로 꼽힌다. 점당 수억원을 넘는 초고가 작품은 경기 상황과 무관한 경향을 띄지만 낙찰 건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천만원대의 작품은 경기 상황에 민감하다. 미술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우면 제일 먼저 줄이는 것이 문화 소비"라며 "반대로 시중에 돈이 돌기 시작하면 다른 구매에 비해 빠른 속도로 불어난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년간은 미술 경매와 직접구매가 모두 침체되면서 국내 시장이 얼어붙었다. 낙찰률도 전년 기준 45~50% 수준이며 주요 8개 경매사의 낙찰총액도 1405억원에 그쳤다. 2021년(3294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9월 이중섭의 '소와 아동'이 35억2000만원에 낙찰되면서 반등하는 듯했으나 일부 거장의 작품을 제외하면 낙찰 건수 자체는 적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자금이 미술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11년 만에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2021년이다. 당시 낙찰 건수와 거래 규모가 모두 급증하며 총 거래액은 92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배 늘었다. 이는 '미술 시장 1조 원 시대'를 연 2022년의 발판이 됐다.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늘어나는 미술 관람 수요 역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술 시장은 관람객 수가 늘면 아트페어·갤러리의 판매액도 덩달아 오르는 구조다. 지난해 합계 15만명으로 가장 많은 관람객을 기록한 아트페어 키아프·프리즈, 역대 1위 관람객(346만명)의 국립현대미술관 등 최근 미술 전시계의 굵직한 성과가 잇따랐다. 서울·대구·부산 등 주요 거점의 갤러리 전시 관람객도 꾸준히 증가 중이다.

대형 낙찰·거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시장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거래가 이뤄질 경우 마중물 역할을 해 중저가 작품의 거래도 늘릴 수 있다. 지난해에도 마르크 샤갈의 '꽃다발'이 국내 경매에서 94억원에 낙찰되며 경매 총액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한국 미술품 사상 최고액인 132억여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우주'(Universe 5-IV-71 #200)를 뛰어넘는 낙찰이 있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술계는 활성화된 미술 시장을 기반으로 아시아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홍콩이나 타이페이 등 기존의 중심지가 대형 아트페어를 취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올해가 위상 상승의 적기라는 관측도 반영됐다. 서울 대형 갤러리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해외 수집가들의 K미술품 수집이 늘어나고 있다"며 "관련 매출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