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 있는 성장 정책 필요"…"정책 변화 의미 아니다" 관측도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반환점을 앞두고 '친기업'에서 '친서민·친중소기업' 으로 경제정책의 중심을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을 경계해야 한다던 한나라당마저 정권 재창출을 위해 '보수 포퓰리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정부·여당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심각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10년이 한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도약할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근시안적 정책변경 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제를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MB 대기업 겨냥 발언에 사회갈등 고조=이 대통령은 최근 "재벌에서 높은 이자를 받는 것은 사회정의와 안 맞는다" "현금 많은 대기업이 투자 안하니 서민이 더 힘들다" 등 대기업을 겨냥하고 서민·중소기업을 배려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지난 26일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 전략을 원점에서 검토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서민경제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준표 최고위원은 '보수 포퓰리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재계는 정치적 위기를 포퓰리즘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고, '친서민 정책'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사회 갈등도 만연해있다.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자 전문가들은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고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뼈있는 지적을 내놓았다.
◇ 일관성 있는 정책 필요=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사회적 약자인 서민, 중소기업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시장에 미루면서 기업들이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마치 죄악인양 몰이붙이는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라고 잘라 말했다.
강 교수는 "정책이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면서 "향후 10년내 인구가 감소하는 시기가 도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전에 선진국으로 안착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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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선진국으로 완전히 진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령 사회에 접어든다면 영원히 선진국이 되기 힘들 것"이라며 "정치적 관점보다 무엇이 중요한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도 "MB정부도 단기적 성과나 인기에 초조해하지 말아야한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미래 먹거리를 위해 성장의 씨앗을 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과거 10년간 분배에 치중한 정책으로 성장 동력이 약화된 점은 중요한 교훈"이라며 "인기를 얻기 위해 얄팍한 수를 쓰기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성장)에 집중해 성장 동력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경제정책? 변화는 없다!=MB의 경제정책이 바뀐 것은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대통령의 잇단 발언으로 MB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고 판단하기 힘들다"면서 "최근 발언들은 MB 정부가 기존에 표방하던 친서민 기조를 좀 더 강화하겠다는 맥락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 성장 위주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영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미소금융, 보금자리주택, 학자금 융자 등 친서민 기조들은 이미 정책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