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확산경로의 재구성 "사람이 옮긴 바이러스"

구제역 확산경로의 재구성 "사람이 옮긴 바이러스"

김진형 기자
2011.01.25 13:26

제때 신고만 했어도 1주일 빨리 대응, 경기도로 오면서 전국 확산

▲구제역 백신 접종이 시작된 25일 경기 고양시 성사동의 한 젖소 농가에서 수의과학검역원 수의사가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고양(경기)=사진공동취재단
▲구제역 백신 접종이 시작된 25일 경기 고양시 성사동의 한 젖소 농가에서 수의과학검역원 수의사가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고양(경기)=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1월28일 경북 안동시 와룡면 서현리의 돼지 사육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검사결과 양성이었다. 전국을 휩쓸고 있는 구제역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실제 구제역 발생은 그 이전이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25일 발표한 ‘구제역 확산 원인 및 전파경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초 신고가 있기 전인 11월23일 같은 양돈단지에서 의심신고가 있었다. 해당 지자체의 방역관이 간이 검사를 실시했지만 방역관은 구제역이 아니라고 판단,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 때 신고만 이뤄졌어도 구제역 방역이 일주일은 빨리 시작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특히 29일 해당 농가의 돼지들을 살처분 과정에서 일부 돼지들을 검사한 결과, 구제역 항체가 검출된 것을 볼 때 이미 11월 중순경에 이미 구제역이 발생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전국 확산은 우연찮게 진행됐다. 구제역 의심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11월17일 안동 구제역 발생 농가의 축분 1.5톤이 경기 파주의 축분처리 기계 개발업자에게 배송됐고 이 개발업자는 건조시킨 축분을 가지고 인근 양돈단지를 다녀왔다. 경기도로 구제역이 전파된 계기였다. 이 때는 경기도에서 구제역 신고가 들어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이동통제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경기 북부가 구제역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사료공장, 도축장이 많아 사람과 차량의 이동이 잦은 경기도는 경북 안동과는 차원이 달랐다. 경기 북부지역의 최초 신고는 12월14일이지만 이 시기는 이미 경기지역이 축분에 오염된 후 상당한 시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경기 북부지역의 발생농가와 동일한 사료를 사용한 사료차량이 강원 화천으로 갔고 강원도도 구제역에 휩싸였다.

강원 원주와 생활권이 같은 경기 남부의 여주·이천을 시작으로 경기 남부 지역으로 구제역이 전파됐고 이후 충청 지역까지 번져 갔다.

구제역 발생이 확인돼 방역대책이 시작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퍼져 나간 이유 중 하나는 겨울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한파가 계속되면서 차단 방역에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또 축산농가 모임을 통해 여러 농가에 질병을 전파한 사례, 양돈단지와 한우농가를 오가며 임신감정이나 인공수정을 실시해 다른 축종간 질병을 전파한 사례, 먼 지역에 위치한 농장이 동일한 사료(차량·기사)를 사용해 전파한 사례, 정액 배달자가 양성 농장 출입 후 소독하지 않고 다른 농장을 방문한 사례, 도축장으로 가축을 출하한 이송 차량에 의한 전파 사례, 오염지역 거주자가 청정지역을 방문해 전파한 사례 등도 확인됐다.

수의과학검역원은 공기전파, 사료 밎 정액 자체의 오염이나 야생동물에 의한 전파 가능성 등이 제기됐지만 조사 결과,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증거나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1월말까지는 전국의 모든 소와 돼지에 대한 예방백신 1차 접종이 완료할 예정이다.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는 통상 14일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2월 중순 이후에는 구제역 발생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2월 중순까지의 기간이 과도기로 방역에 취약한 시기가 될 수 있다며 철저한 방역 조치를 계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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