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재발방지 TF 가동, 전화위복 될까 '관건'

양건 감사원장(사진)이 취임 두 달여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공직기강을 확립하겠다고 천명한 지 며칠 만에 감사원 내부 인사가 비리에 연루돼 긴급 체포된 데다 추가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 원장이 어떤 '카드'로 리더십을 보여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진수 긴급체포, 감사원 쑥대밭= 30일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긴급체포 되면서 감사원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은 전 위원은 2009년 2월부터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감사 무마 등의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와 감사원 내부 정보를 부산저축은행 측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은 은 전 위원이 소환되기 전만 해도 '개인 차원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은 전 위원뿐 아니라 또 다른 감사원 관계자가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감사원 전체가 '쑥대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일로 성실하게 감사에 임하는 대다수의 감사관들이 위축되고, 사기가 저하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재발방지 TF 가동, 리더십 통할까=이번 일로 가장 곤란하게 된 건 양건 감사원장이다. 비록 양 원장 재임시절에 발생한 일은 아니지만 사태 추이에 따라
리더십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태가 조기에 수습하고 '교육·권력·국방 3대비리 척결'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감사원 입장이지만 후폭풍이 확산될 경우, '제2의 금감원'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양 원장은 이번 사태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재발방지 및 대책 마련에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재해 기획관리실장을 단장으로 '감사운영개선대책 TF'(가칭)를 꾸리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중에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재발방지책에는 감사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부당한 압력이나 로비를 받으면 즉시 감찰관에게 신고하도록 하는 방안 등 감사관 개개인의 독립성을 제고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관예우 논란이 일고 있는 퇴직 감사원 직원의 민간기업 재취업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양 원장이 은 전 위원 사태를 보고 받은 즉시 감사원 독립성과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보완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며 "내부 규정 개선은 물론 필요한 경우 감사원법을 개정하는 방안까지 폭 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