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정부, 복지TF 구성해 필요한 재원 추정..연 43조~67조 필요

정부가 쏟아지는 정치권의 복지공약에 숫자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나온 정치권의 복지공약을 모두 수용할 경우 '재앙'이 될 수 밖 에 없다며 구체적인 공약이 발표되면 여야 구분 없이 검토해 정부 입장을 내놓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복지공약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재원은 연간 43조원~67조원이라고 밝혔다. 올해 복지예산의 7배~11배에 달하는 규모다. (본지 2월17일'포퓰리즘 복지공약 허점 찌를 대차대조표 나온다'참조)
재정부는 이날 김동연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복지 태스크포스(TF)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현재까지 나온 정치권 복지공약에 대한 소요 예산 추정치를 발표했다. 지난 17일까지 발표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복지공약의 소요 재원은 연간 43조원~67조원, 향후 5년 동안 220조원~340조원에 달한다는 게 정부 추정치다.
특히 이 금액은 지금까지의 정부 지출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돈이다. 신공항 건설 등과 같은 SOC(사회기반시설), 연구개발(R&D) 지원 등도 제외한 순수 복지공약만 분석했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의 공약도 배제한 숫자다. 세금 감면 등을 통한 조세 지출도 빠진 숫자여서 이 변수들을 포함할 경우 필요한 재원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재정부는 다만 개별 공약에 대한 소요 예산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공약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기초수급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 폐지 공약이 연간 4조원, 소득 하위 70% 이하 대학생 반값등록금 2조원, 사병월급 인상 1조6000억원 등 조 단위의 재원이 필요한 공약이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이처럼 정치권 공약에 대한 소요 재원을 분석해 발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어느 선거 때보다 복지공약이 남발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재완 장관은 최근 "지금까지 제기된 공약사항에 대해 대차대조표를 따지고 지속가능성을 검토해 결과를 정치권에 전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동연 차관은 "아직은 구체화되지 않은 공약들이 많아 조심스럽게 추계했다"면서도 "재정당국 입장에서 볼 때 현재 정치권의 공약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김 차관은 "정치권의 복지공약을 모두 수용할 경우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될 것"이라며 "이 숫자가 그대로 재정에 반영된다면 디제스터(Disaster, 재앙)다"고 지적했다.
재정부는 복지 TF는 정치적 의도와는 추호도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정치권에서 나온 공약에 대해 편견 없이 정부가 정책 마련과 예산편성에서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를 보는 것"이라며 "앞으로 각 당에서 나온 공약이 구체화, 공식화되면, 당에 대한 차별 없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또 정치권의 공약 중 탈빈곤과 근로의욕을 고취하는 일자리 복지, 교육희망 사다리, 보육 분야 공약 등 정부 정책방향과 원칙에 맞는 부분은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재정부는 이날 복지TF 1차 회의를 시작으로 매월 월 1회씩 회의를 열기로 했다. 또 사안별로 관계된 각 부처 1급으로 구성되는 범부처 복지 TF도 수시로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복지 TF는 최근 도입된 새로운 복지정책의 집행관리, 정치권 복지공약 분석 및 정부 입장 발표, 추진할 복지사업의 예산 반영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