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2000원 인상…매장 돌여 사모아

담뱃값이 내년부터 2000원 인상됨에 따라 미리 담배를 사두려는 흡연자들의 사재기가 급증하고 있다. 사실상 예고된 일이었지만 이를 막을 뾰족한 대책이 없어 12월 극심한 사재기 후 내년 1월 거래절벽 등 시장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지난 28일 담뱃값을 지금보다 2000원 올리는 방안에 합의했다. 레종 1갑 기준 2500원이던 것이 내년 1월1일부터는 4500원이 된다. 정치권은 정부가 2000원 인상안을 제시한 후 적게는 1000원, 많게는 2000원까지 인상폭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그러다 인상폭이 확정되자 시장은 본격적인 사재기 국면에 들어섰다.
연내에 최대한 담배를 사두려는 흡연자들은 편의점이나 마트를 돌며 담배구매에 나섰다. 이들에게 메뚜기족 또는 다람쥐족이란 별명도 붙었다. 각 유통매장은 소비자 1인당 하루 2~4보루로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평소 한 두 갑씩 사던 애연가들이 제한폭만큼 구입하려고 나서면서 다음 주엔 담배 품귀현상이 심화될 조짐이다.
매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금요일이던 28일 후 30일까지 사흘간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선 평소보다 20~30% 가량 담배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인기 상품은 물량이 동나기도 했다.
대부분의 편의점은 미끼상품이자 매출비중이 높은 담배가 떨어지지 않게 판매량을 조절해 왔지만 일시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사재기 국면에선 물량 조절에 한계가 있다. 실제 담뱃값이 인상되는 내년 초엔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거래절벽도 예상된다.
정부가 지난 9월 내놓은 '담배 매점매석 행위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도매업자·소매인의 월별 담배 매입량은 1~8월까지 월 평균 매입량의 104%를 초과해선 안 된다. 이를 위반하는 담배 제조사나 유통, 판매인은 벌금 5000만원 또는 2년 이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주 금요일마다 각 매장에 정해진 물량만큼 담배를 공급하는데 토요일과 오늘 오전까지 단 사흘 만에 담배가 모두 팔려나간 매장이 속출했다"며 "1인당 2보루로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주중이면 이마트 대부분의 점포에서 담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국회는 담뱃값을 2000원 올리고 신설되는 개별소비세(1갑당 584원)의 52%를 국세인 소방안전교부세 등으로 지방에 내려 보내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를 포함한 예산부수법안은 새해 예산안과 함께 다음달 2일 국회에서 처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