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수출은 대한민국 식품영토 확장…중동 악재에 적극 대응"

"K-푸드 수출은 대한민국 식품영토 확장…중동 악재에 적극 대응"

대담=정혁수 부장, 정리=이수현 기자
2026.03.26 05:30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인터뷰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농수축산식품 수출은 단순한 실적이 아니라 대한민국 식품 영토 확장입니다."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지난 19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K-푸드 수출을 거듭 강조했다. 세계적인 K-푸드의 인기를 국가 경쟁력 확장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K-푸드 수출액은 지난 해 135억6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aT는 글로벌 무대에서 K-푸드를 알리는 최전방 공격수로 포도·딸기 등 신선농산물 수출과 시장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불거진 중동 사태 에서도 국내 식품기업에 대한 전방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4선 의원 출신인 홍 사장은 국회내 대표적인 '농업전문가'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터줏대감'으로 다양한 농업현장의 문제를 입법화 하는 데 앞장 섰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을 거쳐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냈다. 2024년 8월부터는 aT 사장에 취임해 K-푸드 수출을 이끌고 있다.

홍 사장은 "올해 농수축산식품 수출환경을 둘러싼 여러 리스크(risk)가 있지만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출과 해외 진출이 더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홍문표 aT 사장이 2025년 6월17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힐튼호텔 내 프리미엄 한식당 누리그릴앤바에서 ‘할랄인증 한우 런칭행사’를 개최했다. /사진=aT
홍문표 aT 사장이 2025년 6월17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힐튼호텔 내 프리미엄 한식당 누리그릴앤바에서 ‘할랄인증 한우 런칭행사’를 개최했다. /사진=aT

다음은 홍 사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K-푸드 수출에 대한 우려가 크다.

▶중동 지역은 지난해 2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K-푸드의 핵심 유망시장으로 부상했다. 특히 한우의 아랍에미리트(UAE) 첫 수출이 성사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 올해 농식품 수출 목표가 157억 달러인 만큼 분명한 악재다.

aT는 'K-푸드 원스톱 수출지원 허브'를 통해 중동 상황에 따른 현장 애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출업체들이 가장 크게 겪는 어려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기존 해상운송 노선을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유가 상승도 부담 요인이다. 물류비 부담까지 겹치면 수출을 포기하는 농가나 중소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aT는 수출업체와 바이어의 애로사항을 수시로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 사항을 정부에 전달해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aT 해외지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외교 현장에서 현지 대사관과 어떻게 협력하고 있나?

▶해외 지사는 외교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사관이 행정과 외교를 담당하는 만큼 현지에서 필요한 식품과 콘텐츠 공급을 aT가 담당하고 있다. 중동 사태에서도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부분을 현지에서 점검해 정부와 대응하고 있다.

대사관의 역할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교민 사회와 바이어, 공공기관과 유관기관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이 중요하다. 주일본·주중국 한국대사관 처럼 정기적으로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현안을 논의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농식품 수출에서 대사관의 행정력은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난해 K-푸드 수출 성과 중 가장 주목할 부분이 있다면.

▶신선농식품 수출이 15억 달러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특히 포도는 역대 최대인 8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수출 1위 과일로 등극했다. 할랄 한우가 중동으로 첫 수출됐고, 참외도 17년간의 검역협상 끝에 베트남 시장을 뚫었다.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한 딸기는 '금실'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스노우베리' '홍희' 등 신품종을 집중 육성했다.

올해 눈에 띄는 품목은 발효식품이다. 김치,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이 유럽과 북미에서 주목받고 있다. 딸기·포도 등 신품종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북미 시장에서 약진할 전망이다. 참외와 한우 역시 지난해 성과에 힘입어 신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 수출 과정에서 신선농산물 품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하다.

▶신선농산물 수출은 공산품과 다르다. 수확하는 순간부터 신선도가 떨어지고 단 1건의 안전성 위반만으로도 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 국가별 안전 기준도 천차만별이다.

aT는 맞춤형 안전관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수출 팽이버섯은 생산자 사전 의무교육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만으로 수출되는 포도와 배추는 등록된 농가만 수출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국내에선 산지 저온저장고와 저온 운송 차량 지원을 확대했다. 해외에선 냉동·냉장 물류창고를 2024년 104개소에서 2025년 116개소로 늘렸다.

홍문표 aT 사장이 2024년 8월23일 경기 이천비축기지를 찾아 현장 수급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사진=aT
홍문표 aT 사장이 2024년 8월23일 경기 이천비축기지를 찾아 현장 수급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사진=aT

-K-푸드의 시장 다변화 전략이 궁금하다.

▶4개 권역을 유망 시장으로 보고 있다. 중동은 무슬림 할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핵심 교두보다. 지난해 UAE를 시작으로 한우 수출이 이뤄졌고, aT 두바이지사엔 '중동 K-푸드 영토확장 민관 협업센터'를 설치했다. 유럽은 기준이 까다롭지만 한 번 인정받으면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시장이다. 특히 이탈리아는 지난해 농식품 수출이 24% 증가하며 신흥시장으로 부상했다.

중남미도 잠재력이 크다. 히스패닉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라면·소스류 마케팅을 추진하는 한편 브라질 학교급식에 한식 메뉴를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은 기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 중심에서 벗어나 휴스턴, 애틀랜타, 시카고, 댈러스 등 2선 도시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휴스턴지사 개소를 계기로 내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최근 도쿄에서 열린 '2026 FOODEX JAPAN' 행사에서 바이어들의 호응은 어땠나?

▶기대 이상이었다. 올해 일본 식품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꼽히는 '코스파(가성비)'와 '타이파(시간 효율)'에 부합하는 제품들이 큰 관심을 받았다. 품목별로는 쌀가공 간편식, 냉동·간편식, K-소스, 건강기능식품 등이 주목 받았다. 한국 떡과 쌀 기반 디저트류의 인기가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 내 1인 가구 증가로 냉동 간편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감자핫도그, 구황작물빵 등이 인기를 끌었다. K-소스 역시 관심 품목이었다.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 해외에서 K-푸드 '짝퉁' 제품이 급증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작년에 300건이 넘는 사례가 접수됐지만 실제로 해결된 건 거의 없다. aT는 'K-푸드 위조상품 대응 협의체'를 구성해 현지 모니터링, 합동점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거점 재외공관(30곳), 지식재산보호원 등과 협력해 현지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수출 제품에 부착하는 K-FOOD 로고를 확대하고, 재외공관과 연계해 'Real K-food'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 K-푸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과제는.

▶올해 농식품 수출 목표는 157억달러다. 지난해 목표(136.5억달러)보다 15% 늘린 수준이다. 수출은 단순한 실적이 아니라 '식품 영토 확장'이라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현재 K-푸드는 208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물리적 영토를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확장이다.

무엇보다 국내 농업 생산 기반을 지키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식량을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안보 자산'으로 봐야 한다. 기후변화로 생산 기반이 흔들리면 수출 자체도 위축될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는 이유다. 취임 직후 '기후변화 대응 수급 TF'를 발족했고 '기후변화 대응 7대 혁신 방향'을 수립했다. 이 가운데 5개 과제는 이미 국회 공청회를 거쳤다.

aT 조직도 현장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본사에 집중된 인력을 지방으로 재배치해 생산 현장과의 밀착도를 높이고 있다. 유통과 수출을 넘어 생산 단계부터 농민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산·유통·수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홍문표 aT 사장이 2025년 8월 강원도 정선 여름배추 신품종 재배지를 찾아 관계자들과 함께 작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aT
홍문표 aT 사장이 2025년 8월 강원도 정선 여름배추 신품종 재배지를 찾아 관계자들과 함께 작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aT

<약력> △1947년 충남홍성 △한영고 △건국대 농화학과 △한양대 행정대학원 △제17·19·20·21대 국회의원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귀농귀촌진흥회장 △국회 예결위원장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 △국회의원태권도연맹 총재 △국회 한·러 의회외교포럼 회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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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에서 농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2013년부터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를 출입하며 한국 농업정책과 농업현장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천착해 오는 동안 '대통령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농업의 무한변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수현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이수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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