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7.7조원부터"…지출 구조조정 '칼바람' 예고한 정부

"우선 7.7조원부터"…지출 구조조정 '칼바람' 예고한 정부

세종=정현수 기자
2026.05.18 16:00
지출 구조조정 정의 및 예시/그래픽=김지영
지출 구조조정 정의 및 예시/그래픽=김지영

재정 당국이 연일 지출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여 정말 필요한 곳에 쓰겠다는 취지에서다. 기획예산처가 18일 발표한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 결과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는 올해 새롭게 도입된 제도다. 정부는 매년 재정사업을 대상으로 평가에 나섰지만, 지난해까진 각 부처가 자율 평가 명목으로 소관 사업을 평가했다. 평가 실효성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기획처는 올해부터 민간전문가 평가단을 구성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가 이날 처음 공개됐다.

평가 결과는 △정상 추진△사업 개선 △감액 △폐지 △통합 등 5등급으로 구분했다. 지출 구조조정 대상은 감액, 폐지, 통합 등급이다. 평가 결과에서 2487개 사업 중 감액 858개(34.5%), 폐지 3개(0.1%), 통합 40개(1.6%)의 결과가 나왔다. 총 901개(36.2%) 사업이 지출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됐다.

감액 대상 사업은 부처 예산요구안에 15% 이상 감액 반영된다. 폐지 사업은 전액 삭감될 예정이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사업에 이런 원칙을 적용할 경우 지출 구조조정 금액은 7조7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지출 구조조정 사업으로 분류된 비율(36.2%)은 최근 5년간 자율 평가 미흡 사업 비율(15.8%)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자율 평가 결과를 반영한 지출 구조조정 금액이 1조3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 결과는 지출 구조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았다는 게 기획처 설명이다.

기획처가 제시한 올해 지출 구조조정 목표는 재량지출 15%, 의무지출 10% 등이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이것만 합산해도 50조원가량의 재원을 마련해서 국가에 필요한 일에 우선으로 쓰겠다"고 말했다.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는 일부 재량지출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정부 목표치와 격차가 있는 건 사실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 대상에는 의무지출이나 평가에 실익이 없는 경상 사업이 빠져 있다"며 "이 평가 결과만을 가지고 내년도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지출구조조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없는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지출 구조조정의 또 다른 과제는 의무지출 감액이다. 기획처는 지난 3월 말 각 부처에 배포한 '2027년 예산편성지침'에서 다양한 분야의 지출혁신 추진계획을 담았다. 특히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기초연금 등 이해관계자의 찬반이 뚜렷한 의무지출 사업들도 지출혁신 대상으로 거론했다. 의무지출 감액은 법 개정 사항이다.

어떤 식으로든 정부 의지가 관철된다면 내년 예산안에서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최대 20조원대 지출 구조조정 성과가 제시됐지만, 이 역시도 '무늬만 지출구조조정'이라는 평가를 받은 사업들이 적지 않았다. 기획처는 지출 구조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 예산안을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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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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