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박건동 동원시스템즈 건설부문 대표이사사장
"CEO가 첫번째 할일은 방향 설정"
"순환이 안돼 경제건강 나빠졌다"
"정부 규제 100% 해제해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행복지수가 되레 떨어진 데는 아파트 위주의 주택문화 영향이 큽니다. 아파트에 살다보면 단절과 고독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이제 사람 중심의 주거문화로 바뀌어야 합니다."
박건동 동원시스템즈 건설부문 대표는 30년 직장생활을 건설업에 전념한 건설전문 경영인이다. 이런 그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위주 주택산업에 쓴소리를 토해냈다. 경영이든 건설회사든 이익만 좇아선 안되며 사람을 중심에 둬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경영 철학이다.
박 대표는 "아파트가 편리함을 앞세워 국내 주거문화를 대표했지만 이제는 자연과 함께 여유를 즐기는 '집다운 집'으로 주거문화가 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의 건설업 위기에 대해선 혈액 순환이 안돼 건강이 나빠진 것이라고 비유하고 혈을 막는 정부 규제를 100% 해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양재동 동원그룹 빌딩 6층 집무실에서 박 대표를 만나 기업 비전과 건설업 위기의 타개방안을 들어봤다.
- '타운하우스 전도사'라고 들었습니다.
▶네. 저는 타운하우스에 미쳐있는 사람입니다. 아파트 문화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이웃도 정도 없지요. 가족들은 밥먹고 자기방으로 흩어지기 바쁩니다. TV시청 시간이 가족간 함께하는 전부입니다.

우리가 짓는 타운하우스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3가지가 있습니다. 배추나 상추 풋고추를 심는 텃밭이 있고, 자연을 바라보는 테라스가 있으며 김장독을 묻는 공간이 있습니다. 주말 퇴근한 뒤 자기손으로 상추를 뜯고 친구나 형제를 초대해 테라스에서 바베큐 파티를 열면 갈등있던 것도 금세 녹습니다. 일반 아파트에선 절대 할수 없는 일이지요. 정부가 무주택자 대책을 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삶의질을 높이는 정책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 대표 취임 뒤 회사가 크게 성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6년 부임때는 시공능력 평가 129위에 수주액 2000억원, 매출이 1000억원이었습니다. 참여정부 말기인 지난해 각종 규제로 모두가 어렵다고 할 때 우리는 2배 성장했습니다. 수주 7000억원에 매출 4700억원을 이룩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30~40% 성장했습니다. 꿈같은 일입니다. 3개년 평균치인 시공능력평가는 100위지만 작년 한해만 봤을때 60위권에 진입했다고 봅니다.
-비약적으로 성장하기까지 CEO로서 비결이 있습니까.
독자들의 PICK!
▶CEO가 가장 먼저 할일은 방향을 설정하는 일입니다. 회사도 군대나 등산과 마찬가지로 누군가 앞장서 비전을 보여줘야 합니다. 취임 직후 전 직원과 함께 한밤중에 청계산 이수봉 정상에 오른 일이 있습니다. 캄캄한 밑을 더듬으며 올라 새벽 4시쯤 모두 정상에서 모여 비전 구호를 외쳤습니다. 도급 순위 60위를 목표로 한 '비전 2010년'을 직원들과 공유한 것입니다.
회사 성장을 위해서 다음에 한 일은 조직을 활성화하는 일입니다. 조직 활성화를 위해선 서로간 믿음과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어떻게 심어줄까 고민 끝에 인사제도를 투명하게 만드는 작업을 했습니다. 인사선임위원회를 만들에 직원에 대한 업적 평가를 공정하게 했더니 신뢰를 갖기 시작하더군요.
또 매일 직무교육을 한 결과 직원들에게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월급이 좀 적어도 성장하고 있다는 기쁨을 맛보게 된 것이죠.

-요즘 불황이라고 하는 데 회사 상황은 어떻습니까.
▶지난해초 영종도 타운하우스를 분양할 때만해도 계약률 80%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괜찮았습니다. 이후가 문제였습니다. 대개 80% 계약률 이후엔 탄력을 받아 100% 채우기 마련인데 계약률이 안높아지더군요. 거래가 거의 중지된 냉동상태 같았습니다. 그 때부터 이상한 징후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초기단계인 용인지역 타운하우스 4곳 동시 분양을 보류하고 최소한 물량만 순차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동원시스템즈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만 사업을 시행해 100여가구의 미분양을 갖고 있어 큰 걱정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거래가 올스톱될지는 몰랐습니다.
-주택경기 불황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미분양 사태를 비롯해 모든 불경기는 경제 건강이 나쁜데서 비롯됩니다. 건강이 나빠진 이유는 순환이 안돼서입니다. 과거 정부 정책을 보면 전부 혈을 막는 정책들입니다. 양도세 종부세 등 집을 사는 것을 세금으로 막습니다. 건설회사들이 견디고 견디다 동맥경화에 걸린 것입니다. 타운하우스 계약자 중에선 계약금 1억원을 떼일테니 해약해달라는 고객이 있어요. 현재 살고 있는 잠실 올림픽아파트를 팔고 들어와야하는데 16억원하던 집값이 13억원에 내놔도 안팔린다고 하소연합니다. 제가 권유한 고객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미분양 문제와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돈 많은 사람이 돈을 쓰게 해야 합니다. 부자가 집을 10채사면 경제적 효과를 거둡니다. 그만큼 동네 중개업소 미장원 등 연관된 업종을 돕는 일입니다. 소위 강부자를 죽이는 정책은 무주택서민에게 별 도움이 안됩니다. 서민주택은 정부가 전담해 역세권을 고밀화하고 그린벨트 해제해 지어야합니다.
정부 규제는 조속히 100% 해제해야합니다. 건설회사 망하면 금융기관도 망하는 것인데 더이상 주저할게 없습니다. 미국 모기지사태도 초기에 막았으면 지금의 절반 정도 비용이었으면 해결됐을 것입니다.
-언제쯤 주택 분양사업을 재개할 계획입니까.
▶제가 알고 있는 사람 대부분이 자기 집이 팔려야 아파트를 분양받는 등 거래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재산세 누진제도는 그대로 두되 종합부동산세를 확실히 없애야 합니다. 양도소득세도 거의 낮춰야 합니다. 부동산세제가 거래의 발목을 잡고 있어요. 토지거래 허가구역같은 이런 규제만 없애도 거래 징후가 나타날 것입니다.
-건설업 불황의 돌파구를 어디에서 찾는지요.
▶토목분야에선 자기부상열차가 미래 수종사업이 될 것입니다. 대전 대덕연구단지 자기부상열차 실용화 사업을 국내 처음으로 수주했습니다. 설계 시공 및 시설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초로 토목의 비중을 30%로 높이려고 합니다. 실적이 부족해 우리가 단독으로할 수없는 공사는 대기업들과 공동으로 수주할 계획입니다.
또 해외에선 중앙아시아국가 등 석유 및 천연자원이 많은 국가의 주택사업과 사회간접자본(SOC)을 공략해 어려움의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박건동 동원시스템즈 건설부문 대표 약력
△경남 거창 출생(1947년) △경동고 졸업(66년)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71년) △중소기업은행 입행(71년) △동산토건 과장(79년) △두산건설 개발담당 이사대우(91년)△두산건설 이사(94년) △두산건설 지원본부장 상무(98년) △두산건설 지원본부장 부사장(2002년) △두산중공업 건설부문 부사장(2003년) △현 동원시스템즈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