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신청 앞뒤로 자산총계 2000억 줄어…가치 부풀려 투자자들 피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중견 건설업체범양건영(1,935원 0%)이 채권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상황에 몰렸다. 회사를 진덕산업에게 헐값으로 팔기 위해 채권자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범양건영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범양건영을 상대로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범양건영이 M&A(인수합병)를 성사사키는 데만 초점을 둬 결과적으로 채권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범양건영에서 제시했던 회생계획안은 일반주주와 대주주가 각각 2대1, 5대1의 감자를 실시하고 이후 채권자들이 5000원당 1주의 출자전환을 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다시 전체 주주에 대해 20대1의 감자를 실시하면 진덕산업을 상대로 주당 5000원에 167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 범양건영의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이다.
결국 범양건영의 회생계획안은 지난 8일 채권자들로부터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결과적으로 진덕산업이 10만원짜리 회사를 5000원을 주고 헐값에 인수하는 구조"라며 "대주주의 감자비율이 일반주주에 비해 지나치게 작은데다, 최대주주의 지분 중 상당부분은 담보가 잡혀있어 감자 과정에서 책임 분담은 더욱 작아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주주가 애초부터 담보를 잡힌 주식을 감자한다고 밝힌 것과 회생계획안이 부결되기 바로 전날 주식 담보권자인 신한금융투자에서 담보권을 실행, 주식을 매도해 회수한 것도 투자자들을 농락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
법정관리 신청 이후 범양건영의 자산가치가 급격히 줄어든 점도 논란거리다. 범양건영 자산 총계는 법정관리 신청전인 2011년 9월말 4895억원이었으나, 이후인 2011년말 기준엔 302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김 대표는 "법정관리 신청 후 회계법인에서 범양건영의 자산가치를 실사한 결과 2266억원으로 나왔다"며 "짧은 시간 2000억원 넘게 갑자기 사라진 것은 기존의 자산가치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고 분식회계 가능성도 있어 채권자 이익을 위해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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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범양건영과 최대주주측은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내기로 투자자들과 원활한 합의를 진행 중"이라며 "담보 제공이 된 주식의 경우 이미 회생계획안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범양건영이 2010년 11월 250억원 규모로 발행한 BW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판매됐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행사가격은 5000원. 발행 이후 대부분 주가가 5000원을 밑돌면서 투자자들은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범양건영이 지난해 10월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BW 투자자들도 원리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