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잃은' 한화, 9조짜리 이라크 프로젝트 '암초'

'선장 잃은' 한화, 9조짜리 이라크 프로젝트 '암초'

민동훈 기자
2012.09.06 16:13

이라크 정부, 김승연 회장 구속·사업지연 해명요구…7억7500만달러 선수금 송금 지연

ⓒ뉴스1=박세연 기자
ⓒ뉴스1=박세연 기자

한화(136,600원 ▼2,600 -1.87%)그룹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선수금 7억7500만달러를 아직까지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속으로 사업 추진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이라크 정부가 한국정부에 해명을 요구하는 등 시작 단계부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6일 한화건설 등에 따르면 당초 이라크 정부는 지난 5월 한화그룹과 72억5000만달러 규모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선급금(사업비 10%) 7억7500만달러를 지급키로 했지만 석달이 넘도록 입금하지 않고 있다.

한화측은 당초 7월 말까지 이라크로부터 선수금을 받기로 했지만, 라마단 기간(7월21일~8월18일)이 겹치는 점을 고려, 늦어도 8월 말까지는 선수금이 입금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이 이라크 정부와 선수금(1차분) 지급 일정 등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달 말 현지로 출국했지만, 국내 입국 일정은 아직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한화측 설명이다.

일각에선 선수금 지급 지연이 김 회장의 경영 공백 우려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 이라크 정부는 지난달 21일 국토해양부를 상대로 '김 회장의 재판 결과'와 '사업 지속 여부' 등을 해명줄 것을 요구하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왔다.

이에 국토부는 즉시 권도엽 장관의 서명이 들어간 서한 형식의 답변서를 지난달 28일 전달하고 "김 회장 공백에 따른 위험성이 없다"며 이라크 정부를 달랬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한에는 한화에서도 김 회장 구속과 별개로 적극적으로 사업 추진할 것이고 정부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한화가 이라크에서 우려한다는 내용을 전달해와 정부가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판단으로 (서한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선수금 입금이 지연될 경우 채용 일정 등 사업 수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화건설은 선수금을 해외 및 현지 인력 고용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한화건설은 지난달 초부터 이라크 사업을 위한 고졸 및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총 200여명 규모로 최종 합격자는 다음달 가려질 예정이다. 지난달 말 공채접수를 마감한 결과 고졸 900여명, 경력직 2000여명(해외 1000여명, 일반 1000여명)이 각각 지원했다.

비스마야 프로젝트가 암초를 만나면서 한화그룹이 추진해 온 이라크 2차 신도시 건설, 비스마야 발전소 민자사업, 정유 플랜트 건설, 군사시설 현대화 등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이라크 총리와의 면담을 통해 태양광 사업에 관한 추가 사업 협력 등을 논의했지만 지난달 법정 구속되면서 사실상 추가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이번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는 이라크가 추진 중인 100만호 주택건설 중·장기 계획 중 1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내기업의 단일 해외사업 최대 규모다. 77억5000억달러에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물가 상승을 반영한 공사금액 증액(에스컬레이션)' 조항에 따라 총 사업비는 8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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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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