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빈집 숫자는 현실과 괴리가 컸다. 실제 현장을 가보니 대부분 사람이 살고 있었다"
시내에 있는 빈집을 고쳐서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정책 실무를 맡은 서울시 관계자의 얘기다.
이 말대로 통계청이 집계한 빈집 숫자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서울 시내 빈집은 약 9만3402호에 달한다. 그런데 서울시가 관할 구청, 전문가 등과 약 1년 간 현장을 둘러본 결과 정말 빈집으로 볼 수 있는 주택은 2940호에 불과했다. 통계청 집계치가 32배 이상 많다.
행정서류에 의존한 간접조사 방식의 한계다. 통계청은 주민등록, 건축물대장 등을 토대로 조사 기준일(매년 11월 1일)로부터 일정 기간 전기와 수도 계량기가 작동되지 않는 주택을 빈집으로 분류한다. 당장 실거주와 매매가 가능한 아파트와 빌라도 조사 기간 중 생활 흔적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빈집 숫자에 더해진다. 적어도 1년 이상 수도와 전기 계량기가 멈춘 주택을 선별한 뒤 현장을 찾는 지자체 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통계청 관계자도 "준공 후 입주를 앞둔 새아파트나 이사 등으로 잠시 비어있는 주택도 조사 기간에 따라 빈집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통계가 국민생활과 직결된 증세 논의에 활용된다는 점이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5월 '해외 빈집 조세제도 사례와 국내 적용방안'이란 보고서를 냈다. 이미 전국에 150만호의 빈집이 있고, 앞으로 인구 분화와 주택 노후화로 빈집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우리나라도 해외 사례를 고려해 적절한 과세를 해야한다는 게 요지다. 영국은 2년 이상 공실 주택에 지방정부세를 최대 50% 추가 부과하며, 캐나다는 투기 목적으로 집을 사서 6개월 이상 비워둔 집주인에게 과세 표준의 1.25% 규모의 빈집세를 물린다는 사례도 제시했다. 지난해 말 여권에서 제기한 '빈집세' 논의를 뒷받침하는 논리다.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통계청이 발표한 빈집 수치는 조사 기법상 일시적 '공가'(空家)가 대거 반영돼 있다"며 "이를 주택, 조세 정책에 잘못 활용하면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