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부지·전략정비구역 동시 가동

서울 성수의 지도가 다시 그려진다. 서울시가 성수 일대를 산업·업무·주거 기능이 결합한 핵심 거점으로 재편하면서 변화가 개별 사업을 넘어 권역 단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때 준공업지역과 소규모 공장 밀집지로 인식됐던 성수는 이제 서울의 대표적인 산업·도시 재편 실험지로 자리 잡고 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열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성수 IT산업·유통개발진흥지구'가 준공업지역 전체로 확대 지정되고 권장업종에 문화콘텐츠 산업도 추가됐다. IT(정보통신) 중심이던 성수 산업 구조에 콘텐츠 산업을 결합해 융복합 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서울시는 디자인·미디어·패션 기업이 이미 집적된 성수의 산업 변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서울시는 이번 조치를 '진흥지구 2.0'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특정 업종을 제한하기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지역의 자생력을 키우고 이를 강북 균형발전의 축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이어져온 '강북 전략거점' 구상의 연장선에서 성수가 산업 기능 강화 대상지로 명확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성수 변화의 또 다른 축은 서울숲 앞 삼표 레미콘 부지 개발이다. 45년간 공장으로 남아 있던 이 부지는 업무·숙박·문화·판매시설이 결합한 최고 79층 규모의 미래형 업무복합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개발계획을 수정 가결했으며 이르면 올해 말 착공이 예상된다.
삼표 부지 개발은 2009년 오세훈 시장 재임 당시 도입된 사전협상제의 핵심 사례로 꼽힌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 35층 제한으로 장기간 정체됐지만 오 시장 복귀 이후 협상이 재개돼 지난해 최종 타결됐다. 약 6054억원 규모의 공공기여는 교통 인프라 확충과 유니콘 창업허브 조성 등 성수 일대 산업 기반 강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서울숲과 연결되는 입체 보행공원과 전망대 개방 등 시민 체감형 공간도 포함됐다.
주거 재편의 핵심인 성수전략정비구역도 오세훈 시장 복귀 이후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09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초고층 개발 기대 속에 출발했지만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이른바 '35층 제한'과 공공기여 부담, 4개 지구 동시 개발 등의 난제가 중첩되며 10년 넘게 사업이 정체돼 왔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복귀 이후 이런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갔다. 성수 일대를 강북 도시 구조를 재편하는 전략 거점으로 재정의하고 정비계획을 전면 조정해 유연한 높이 계획을 허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지난해 정비계획 변경이 고시되며 총 9000여 세대 규모의 추진 틀이 마련됐고 최근 성수 1·4지구를 중심으로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되며 장기 표류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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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성수 일대를 단순한 주거 개발지가 아닌 강북 도시 구조를 재편하는 전략 거점으로 개발해나갈 방침이다. 진흥지구 확대를 통해 산업 생태계의 틀을 넓히고 삼표 부지 개발로 업무·창업 거점을 조성하는 한편 전략정비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주거 기능을 보완하는 구조다. 산업·일자리·주거가 동시에 재편되는 입체적 도시 전환이라는 점에서 기존 개발과 결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성수 일대는 진흥지구 확대, 삼표 부지 개발, 전략정비구역 정비사업이라는 3축이 동시에 작동하는 지역"이라며 "오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 전성시대'와 도시 경쟁력 재설계 전략이 응축된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