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행장, "씨티본사 증자 전화로 해결"

하영구 행장, "씨티본사 증자 전화로 해결"

권화순 기자
2009.03.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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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설은 '음해성'...수출입은행 외화채권 발행에 참여

"(본사에)전화 한 통화로 8억 달러를 증자 받았습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작심한 듯(?) 말을 쏟아냈다. 그는 미국 씨티 본사의 위기 탓에 불거진 매각설을 일축했다. 지난해 시중은행에 비해 선방한 실적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도 외화 차입의 75%가 본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고, 언제든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씨티 본사의 운명이 안갯속인 터라 한국씨티은행의 입지는 여전히 위태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적 선방, 매각 이유 없어"=하 행장은 "어려운 금융시장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양화한 실적을 거뒀다"면서 "이는 쏠림현상에 편승하지 않고 자산 최적화, 경비 절감, 리스크 관리에 치중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2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9.0% 감소한 수치지만 15~54% 줄어든 시중은행에 비해선 선방했다. 총 수익도 1조9554억원으로 18.9%나 늘었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12.71%, 기본자기자본비율(티어1) 10.57%로 업계 평균을 웃돈다. 하 행장은 "본사로부터 8억 달러를 받아 BIS비율을 끌어올렸고, 다른 은행처럼 내부등급법을 사용하면 14%를 넘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구조조정 대상 건설사에 대한 여신이 없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익스포져는 490억원이지만 3등급 이하 업체와는 거래를 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하 행장은 "주가 상승을 위해선 성장성 있는 비즈니스 영역이 필요한 씨티본사에서 한국씨티은행을 팔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매각설에는 음해성이 포함돼 있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는 "수출입은행의 해외채권 발행에 1억 달러 규모로 참여하는 등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 조달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국내 시장에서도의 역할도 강조했다.

◇본사 운명에 따라=씨티 본사의 '위기설' 진화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씨티그룹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유형자기자본(TCE)이 4.2%로 높아졌다"면서 "이는 JP모간(3.8%), BOA(2.6%), 웰스파고(2.3%)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국유화'를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분이 최대 36%까지 올라가지만 독립경영체제는 여전히 유지된다는 것.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데 무게중심을 뒀다.

하 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이 증자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언제든 본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외화차입의 75%가 본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과 달리 자본확충펀드 가입이 불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씨티그룹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가신 것은 아니다. 미 정부가 진행중인 ‘스트레스 테스트’(자산건전성 평가) 결과에 따라 또다시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

금융권 일각에선 "씨티 본사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는 비핵심 자회사를 헐값에 팔기보단 수익성이 좋은 알짜배기 자회사를 팔 수도 있다"면서 여전히 한국씨티은행의 매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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