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한국씨티은행 간판이 작은 이유

[현장클릭]한국씨티은행 간판이 작은 이유

권화순 기자
2009.03.2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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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은행 간판이 작은 이유를 아시나요?"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쌩뚱 맞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난 19일 실적 발표가 있었던 자리에서였습니다. 참석자들은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건물 전체를 두르다시피 한 다른 은행 간판과 달리 한국씨티은행의 간판은 참 아담합니다. 눈을 부릅뜨지 않는다면 찾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탓에 '작은 간판'을 내걸 당시 은행 안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 행장은 "과거에 했던 식과 다르게 하고 싶었다"며 "크기를 줄여 전체적인 균형미를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간판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려는 '세심한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지요.

느닷없이 '간판' 얘길 꺼낸 데는 속사정이 있습니다. 요즘 한국씨티은행 매각설이 끊이질 않습니다. 씨티그룹 본사의 위기설에 보태 국내 시장에서의 좁은 입지도 이를 부추깁니다. '선진금융'에 대한 당초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도 쏟아집니다.

하 행장은 작심한 듯(?) 그동안의 서운함을 토해내더군요. '현금자동화기기(ATM) 24시간 영업', '카드 리볼빙', '마이크로 크레딧' 등 '선진금융'을 소개한 게 한국씨티은행이라는 겁니다.

달러조달에도 할 얘기가 많아 보입니다. 올 초 수출입은행이 발행한 외화채권 가운데 1억달러를 사들였습니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난해 말엔 '환율 안정'에도 기여를 했습니다. 본사서 받는 8억달러 중 4억8000만달러를 원화로 바꿨습니다.

기업들 뿐 아니라 시중은행까지 연말 기준환율(MAR)에 따라 그해 실적이 좌우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습니다. 한국씨티은행이 굳이 연말에 달러를 팔 이유가 없었음에도 환율안정을 위해 나선 것은 기업들의 실적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배려였다는 겁니다.

하지만 눈을 부릅뜨지 않고선 '작은 간판'만큼이나 한국씨티은행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글로벌 위기 때 글로벌한 은행의 역할이 크다. 매각은 절대 없다. 인지도를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는 하 행장의 말이 올 한해 실현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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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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