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금융지주법 개정 반기는 까닭은…

금융권, 금융지주법 개정 반기는 까닭은…

반준환 기자
2009.07.24 09:18

금융권이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통과를 무척 반기는 분위기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은행들에게 체질강화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 기업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기업들의 지분취득이 국부유출을 막는 효과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기관들이 은행, 보험, 증권 등 다양한 영역으로 업무를 넓히는 것은 물론 인수합병(M&A) 등 지각변동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다는 평이다.

22일 국회에서 통과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은 금융지주사의 자회사 출자총액 한도 등 여러 내용이 있지만 금융권은 산업자본의 지분취득에 관한 부분을 보다 주목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을 보면 산업자본의 금융지주사 주식 보유한도는 기존 4%에서 9%까지 늘어났다.

이와 관련 "산업자본의 풍부한 자금이 유입되면 금융기관들의 체질개선과 사업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김대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팀장은 "(금산법 개정으로) 산업자본의 지분율이 상향조정되면 금융권으로 자금유입이 원활해 질 수 있다"고 긍정적인 평을 내렸다.

또 다른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의 은행 지분참여가 오히려 금융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며 "일부 제도적 보완장치만 지킨다면 금산분리 완화의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이 주목하는 산업자본 유입효과는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경제위기로 금융권의 체질이 많이 저하된 상황에서 재무건전성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하며 국내 은행들은 자본확충에 사활을 걸었으나 유상증자 보다는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쪽을 택해야 했다. 우량기업들의 자금여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금산분리 규정 탓에 논의조차 되지 못한 탓이다.

특히 민영화를 서둘러야 하는 우리금융의 경우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지분(72%)매각이 보다 손쉬워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의 자금을 활용한다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올리기 위해 고금리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부담이 크게 줄 수 있다"며 "기업들 역시 금융지주사들의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자본이 국부유출을 막는 방어벽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도 적잖다. 주요 금융기관의 외국인 지분율은 대부분 50%를 넘는다. 토종 금융기관이라고 할 곳은 우리금융 한 곳에 불과하다.

이밖에 다른 곳의 외국인 지분율은KB금융(155,800원 ▲4,100 +2.7%)57%,신한지주(94,800원 ▲800 +0.85%)53%, 하나금융 62% 등이다. 이들이 매년 외국인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금액 또한 만만치 않다.

금융지주회사법은 또 금융권의 업무영역 확대에 상당한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자회사 출자 및 업무규제 등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가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다.

지금까진 금융지주사가 자회사에 출자할 경우 자기자본 범위에서만 가능했지만 앞으론 차입을 통해서도 자회사 출자가 가능해졌다. M&A를 위해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크게 준다는 얘기다.

KB금융은 다른 금융기관 M&A를 위해 1조원 증자를 추진중이지만 차입이 가능해지면 외환은행 같은 빅딜에도 나설 수 있게 된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서두르는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 등 국책기관의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전산, 인사, 계열사 지원 등 후선업무를 전담하는 비금융 계열사 관리가 보다 용이해졌다는 것도 개정안의 혜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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