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열심히 일한 당신, 누려라"

[현장클릭] "열심히 일한 당신, 누려라"

오수현 기자
2009.08.0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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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신용위기 당시 카드 업계에선 점심시간 소등 캠페인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비용을 절감해서라도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에서였죠.

그러나 현대카드에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캠페인이 사라졌습니다. 같은 해 10월 취임한 정태영 사장이 이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카드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들이 점심식사 후 어두컴컴한 사무실로 돌아오면 기분이 더욱 우울하지 않겠냐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현대카드 직원들은 정 사장 취임 후 모든 결정에서 직원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신용위기 당시 만큼은 아니지만 카드업계는 현재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6%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지난해 평균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휘트니스클럽과 골프연습실
▲휘트니스클럽과 골프연습실

현대카드는 그러나 역설적으로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난해 가을부터 직원들을 위한 사내 편의시설 공사에 착수했고 이달 초 완공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2관 건물 지하에 위치한 편의시설에는 휘트니스클럽, 요가, 스크린골프, 골프연습실, 사우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섰습니다. 직접 둘러보니 웬만한 호텔 수준을 뛰어넘더군요. 수제 햄버거 체인인 크라제버거도 들어섰습니다. 크라제버거가 기업 건물 내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현대카드 직원 전용 크라제버거
▲현대카드 직원 전용 크라제버거

아울러 세탁소와 구두닦는 곳, 제본실이 하나로 합쳐진 특별한 공간도 있습니다. 이 공간 한쪽 벽면에는 빨래 줄에 구두와 셔츠, 공책, 신용카드가 걸려있는 대형 프린트가 있는데 이를 보면 이 장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가 인터페이스 역할을 한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슈샤인(Shoeshine)과 개인사서함
▲슈샤인(Shoeshine)과 개인사서함

혼자 사는 총각 직원들은 출근길 이곳에 들러 빨래 감을 맡긴 뒤 뒷편에 있는 구두닦이용 소파에 앉아 구두 닦는 이에게 발을 맡긴 채 신문을 읽으며 하루의 일과를 구상할 수 있을 겁니다. 뉴욕 록펠러센터 내 시설을 참고했다고 하더군요.

메일박스(mail box)라는 우편물 서비스 센터도 있습니다. 이곳에선 개인사서함도 제공합니다. 이전 같으면 부서 말단 직원이 문서 수발실에 들러 직속임원의 우편물을 챙겨갔지만, 이제는 임원들이 출근길에 이곳에 들러 직접 우편물을 챙겨간다고 합니다. 아침마다 사서함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 모양입니다.

현대카드는 지난 2분기 취급액 기준 업계 2위로 올라섰습니다. 시장점유율(신용판매 기준)이 5년 만에 1.8%에서 16%로 급등한 덕분입니다. 경영진에선 이 같은 회사 성장의 이유를 직원들에게서 찾는다고 합니다. 이번 편의시설은 열심히 일한 직원들을 위한 회사의 선물일 겁니다.

얼마 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발표한 '한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에서 현대카드는 신용카드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구직자들 사이에선 이미 현대카드가 직원을 최고로 대우해주는 회사로 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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