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한 "中企가 글로벌기업 될때까지 자금지원"

유재한 "中企가 글로벌기업 될때까지 자금지원"

대담=채원배 금융부장 정리=박종진 기자
2011.06.13 11:41

[머투초대석]정책금융 새 기틀 닦는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건 신의 영역이다. 인간사 최고의 조직인 국가를 건설한 역대 태조(太祖)들은 하늘이 냈다고 표현하는 게 이런 까닭이다.

그에는 못 미치지만 없던 조직이나 기관을 꾸리는 것 역시 어렵고 고되다. 더욱이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금융 관련 기관이라면 아무나 못한다.

2009년 설립된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수장 유재한 사장을 머투초대석에서 만났다. 취임 당시 "산은과 다른 정책금융 지원 모델을 만들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던 그다.

사진= 이동훈 기자
사진= 이동훈 기자

여전히 기틀을 닦는 중이지만 벌써 많은 게 달라져 있었다. 신개념 대출제도인 '온렌딩 대출'은 올해만 5조~6조원 이상을 중견 중소기업에 지원할 전망이다. 그는 "신성장산업과 중견 중소기업 육성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며 "특히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다시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집중 하겠다"고 강조했다.

초대사장으로 취임 후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이슈도 적지 않았다. 현대건설 매각은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치열한 경합 속에 채권단들도 진땀을 뺐다. 유 사장은 "결과론적으로 어느 쪽도 손해는 안 봤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곧 개시될 하이닉스 매각도 주요 채권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로서 어깨가 무겁다. "인수자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신주매각도 검토하는 등 준비 되는대로 빨리 진행하겠다"는 각오다.

정책금융의 사명을 맡은 294명 전 직원들과 함께 한창 '창조 작업'을 진행 중인 그를 집무실에서 만났다.

― 취임 3년차를 맞으셨죠

▶2009년10월말부터니까 만 1년6개월 좀 넘었습니다. 아직 조직을 키워나가는 중입니다. 가급적 산은 출신자의 비율은 낮추고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경력의 인재로 채워나갈 것입니다.

―올 들어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정책금융기관 기능 재편 얘기를 꺼냈는데요.

▶특별히 진전된 논의는 없습니다. 우리금융 민영화 등 다른 중요한 과제들도 많아서 당장은 정책금융기관 재편이 힘들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그저 우리 업무에 충실해야죠.

―핵심 주력업무를 소개해주십시오.

▶2가지 입니다. 신성장산업과 중견 중소기업 육성입니다. 먼저 중견 중소기업 육성에는 국내 처음 도입된 온렌딩 대출이 잘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금을 대면 금융기관이 그 자금을 받아서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는 방식입니다. 금리도 평균적으로 62bp쯤 쌉니다. 기간도 운전자금은 3년 이상, 시설자금은 8년 이상으로 깁니다. 장기 안정 자금을 싼 금리로 구할 수 있는데 누가 싫어하겠습니까. 올해 지원규모를 당초 3조3000억원으로 예상했는데 경과를 보니 실제로는 5조~6조원 이상 나갈 것 같습니다.

―신성장산업은 아직 명확히 보이는 게 없는 듯합니다.

▶신성장 산업이라는 게 시대마다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서는 녹색, 신재생 에너지 사업 부문입니다. 물론 사실 아직 시장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녹색기업에 지원하는 녹색금융 자체가 규모가 크지 않으니 민간 쪽에서 활성화되고 있지 않습니다. 비즈니스 모델도 정착 안됐고 새로운 사업이다 보니 리스크도 큰 탓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공사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7월 정부로부터 '녹색금융 선도기관'으로 지정까지 됐습니다. 앞으로 2호 녹색산업투자회사를 결성하는 등 지원을 강화할 것입니다.

―제도적 기반과 별개로 중견 중소기업은 계속 힘들어하는데요.

▶맞습니다. 예컨대 중소기업 하다가 중견기업으로 안 가려고 합니다. 각종 지원이 오히려 없어지거나 줄기 때문입니다. 우리 공사는 중소기업 졸업 이후 생기는 과도기적 자금공백 현상 해소를 위해 노력합니다. 세재는 몰라도 적어도 자금 지원 측면에서는 계속 기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혜택을 그대로 주자는 취지입니다. 이를 위해 온렌딩 지원대상에 일반 중견기업도 포함시켰고 앞으로도 '중견기업 전용펀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입니다.

사진=이동훈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현대건설 매각은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소회는 어떠신가요.

▶두 그룹(현대, 현대차)의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공정성이 제일 문제였습니다. 마치 한일축구전과 비슷합니다. 심판이 아무리 공정해도 양쪽으로부터 욕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호각만 불면 불만이 터져 나오는 식입니다. 어쩔 수 없는 과정이지요. 논란이 됐던 현대그룹 자금출처 조사만 해도 (자본금 33억원의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이 수조원대 자금조달을 한데 대해) 애가 물건 사는데 갑자기 거액 들고 오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당연한 겁니다. 이런 판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정하는 겁니다.

결과론적으로 어느 쪽도 손해는 안 봤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닉스 매각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매각실사를 곧 끝내고 이르면 이번 주 입찰공고를 낼 생각입니다. 구주매각만 고집하지 않고 인수자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신주매각도 포괄할 것입니다. 회사로서도 신규자금이 유입되니 재무구조가 좋아집니다. 준비되는 대로 빨리 진행할 것입니다.

―임기 중에 꼭 하고 싶은 일은 어떤 것입니까.

▶기틀을 바로 세우고 방향을 바로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2015년쯤 전체 자산규모가 140조~150조원 정도로 중견 정책금융기관의 틀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또 벤처 인수합병 시장 등에 많은 지원을 하고 싶습니다. 오너가 젊고 창업기업일수록 고용효과가 크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젊은이들에 의한 창업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벤처 쪽이 리스크는 크지만 전체 국민 경제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자금조달은 어떻게 이뤄지며 아쉬운 점은 무엇입니까.

▶올해만 채권발행이 15조원 정도 될 것입니다. 신용도가 한국 정부와 같은 수준이라 조달환경이 좋습니다. 지난해 처음 글로벌 본드도 7억5000만 달러 발행했는데 지난 금융위기 이후 최저금리로 이뤄졌습니다. 다만 장기자금이 비싸다보니 평균 2년짜리로 만기가 짧은 게 걸립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산은지주를 조속히 민영화해 자금을 회수해야합니다.

―올해 자금지원 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9조원을 목표로 잡았는데 실제로는 12조~13조원 정도 될 것입니다. 다른 금융기관들이 보통 만기연장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순증가로는 어지간한 타 기관과 큰 차이가 안 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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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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